4월과 5월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이 추진되는 가운데 북한 고위급의 베이징 방문설이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과거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방중 때 이용했던 특별열차를 타고 북한 최고위층이 베이징을 방문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그러나 3명의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김정은 위원장이 방중했다고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통신은 “김정은이 2011년 권력을 잡은 뒤 첫 외국행으로 베이징에 깜짝 방문했다”면서 “세부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닛폰TV 계열 매체인 NNN은 이날 오후 베이징에 북한에서 온 것으로 보이는 열차가 삼엄한 경비 속에 도착하는 모습을 포착됐다고 전했다. 이 방송은 해당 열차에 이례적인 경비가 실시돼 북한의 고위급 인사의 방중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베이징 인민대회당 주변에는 주중 북한 대사관 번호판을 단 차량과 중국측 호위차량 행렬이 목격됐다. 특히 인민대회당 북문이 통제되고 조어대(釣魚台)도 기자들의 출입이 막히는 등 삼엄한 경비가 이뤄져 눈길을 끌었다.
베이징 현지에서는 이를 두고 김 위원장의 방중했을 것이라는 추론이 떠돈다. 김 위원장이 아니라면 동생인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 또는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25일에는 베이징을 방문하는 북한 인사를 태운 것으로 보이는 특별 열차가 단둥(丹東)을 통과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한 대북 소식통은 “단둥에서 통전부 인사들을 봤다는 사람도 있다”고 전했다. 다른 소식통도 김정은 위원장이 탄 열차가 25일 오후 11시께 단둥을 통해 넘어갔다는 소문을 전했다.
교도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북한 인사의 방문은 북한의 핵 개발로 경색된 북중 관계 개선을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경제 협력을 요청하기 위한 것일 수도 있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 인사가 목격됐다는 질문에 대해 “전혀 아는 바 없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분석은 엇갈린다.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을 추진하는 북한으로선 유리한 협상 국면 조성을 위해선 북중 관계 개선이 절실하므로 북한 고위층의 방중 가능성이 작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고소공포증이 있어 항공편을 이용하지 못하는 김정일 국방위원장과는 다른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등이 굳이 항공편이 아닌 특별열차 편을 이용할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북한 고위층의 방중이 아닐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한상헌인턴기자 arie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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