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으로 알려진 북한 최고위급 인사의 전격 중국 방문은 지난 2000년 김정일 당시 국방위원장의 방중과 시기·일정·이동수단 등 여러 면에서 판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정일 위원장은 2000년 6월 사상 첫 남북 정상회담을 코앞에 둔 5월29일부터 2박3일간 중국 베이징을 방문했다. 지금도 다음달 말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다. 방중 사실을 비밀에 부친 것도 같다. 당시 북한 최고위급 인사가 중국을 방문했고 김정일 위원장이라는 관측은 많았지만 평양으로 돌아간 6월1일에야 중국의 공식 발표로 확인됐다. 이번에도 최고위급 인사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라는 관측이 쏟아진 가운데서도 북한, 중국, 한국 정부 등은 모두 공식 확인을 하지 않았다. 이동수단도 같은 것으로 보인다. 김정일 위원장은 녹색으로 칠해진 외부와 창문 아래 노란색 줄무늬가 있는 ‘특별열차’를 타고 방중했으며 이번에 중국에서 목격된 열차의 측면도 이와 비슷한 모습이었다.
김정일 위원장은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베이징 시내 중관춘을 방문하고 중국 최대의 컴퓨터 제조업체인 롄샹 제조공장도 시찰한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이번에도 중관춘 일대는 교통통제가 이뤄지고 있으며 주중 북한대사관 번호판을 단 차량 행렬도 목격됐다.
김정은 위원장의 방중은 김정일 위원장과 같이 집권 후 첫 해외일정, 정상회담으로 중국을 택한 것이다. 김정일 위원장은 집권 6년 만에 첫 해외 방문지로 중국을 택했고 정상회담을 했다. 김정은 위원장 역시 2012년 집권 이후 6년간 북한 땅을 벗어난 적이 없고 정상회담 경험도 없다.
/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