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업 트위터가 암호화폐 관련 광고를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SNS 기업들이 미 금융당국의 조치에 맞춰 잇따라 규제에 나서면서 암호화폐 시세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트위터는 전 세계적으로 암호화폐 판매 및 암호화폐공개(ICO) 광고를 금지하겠다고 발표했다. 트위터 측은 광고 금지 배경에 대해 “암호화폐 관련 콘텐츠가 종종 속임수나 사기에 관련돼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사기적인 방식으로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위터는 다음날부터 관련 정책을 시행해 한달 안에 모든 광고주를 대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SNS 및 정보기술(IT) 업체들이 잇따라 암호화폐 광고를 금지하고 나선 것은 미 금융당국과 보조를 맞추기 위해서라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암호화폐 회사들이 통상 SNS와 IT 기업들을 통해 광고를 집행하는데 SEC 조사 과정에서 잘못 연루돼 사건에 휘말리기 전에 발을 빼려는 조치라는 얘기다. 특히 트위터는 암호화폐 이더리움 개발자인 비탈리크 부테린이 공개 경고할 만큼 사기성 ICO 광고의 온상으로 꼽혀왔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ICO 과정에서 발생하는 투자사기를 예방하기 위해 ICO의 증권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페이스북과 구글이 각각 1월과 3월 암호화폐 관련 광고 금지 계획을 발표했다. 여기에 최근 페이스북 정보유출 논란으로 IT 기업에 대한 정치권의 분위기가 좋지 않은 점도 한몫했다는 평가다.
트위터가 암호화폐 광고를 금지하자 암호화폐 가격은 급락하기 시작했다. 글로벌 가상화폐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오후3시(미 동부시간 기준) 전일 대비 7% 내린 7,886달러에 거래됐다. 이더리움·리플 등 주요 암호화폐 가격도 전일 대비 약 10%씩 떨어졌다. 경제전문방송 CNBC는 전문가들 사이에서 트위터의 암호화폐 광고 금지가 신규 투자자 유입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관측도 있지만 이미 페이스북·구글의 제재로 상승폭을 상당 부분 반납한 암호화폐 시세에 별다른 악재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고 전했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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