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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깡'·대학원생 인건비 가로채 6억 쓴 한양대 교수 검거

연구에 참여하지도 않은 대학원생들의 인건비를 허위로 청구해 사비로 쓰고 문구점 사장과 결탁해 연구비를 빼돌린 한양대 교수가 구속됐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업무상 횡령)로 한양대 교수 한 모씨를 구속해 26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27일 밝혔다. 범행에 가담한 문구점 사장은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경찰에 따르면 한씨는 2015년 5월부터 2017년 2월까지 공공기관으로부터 총 29개의 연구과제를 수주받아 수행하면서 대학원생들의 인건비를 강제로 뜯어내고 허위로 청구해 총 6억 4,000만 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공공기관에게 연구비를 받는 산학협력단은 각 대학 연구팀 인건비를 매달 석사과정 학생에게 최대 180만 원, 박사과정 학생에게 최대 250만 원의 인건비를 제공했는데, 한씨는 이를 가로채 석사과정 학생에게는 월 30~70만원, 박사과정 학생에게는 월 90~100만원만 지급한 뒤 나머지 돈을 가로채 썼다.

이 같은 방법이 가능했던 이유는 한씨가 지도교수의 권위를 이용해 대학원생들에게 인건비 통장을 같은 비밀번호로 개설하도록 지시하고, 이 통장들을 선임연구원에게 맡겨 관리했기 때문이다. 한 교수는 인건비가 매달 입금되면 대학원생들에게 체크카드를 나눠주고 출금하라고 한 뒤 자신이 정한 월급액수를 제외한 모든 현금을 되돌려 받아 사용했다. 또 실제로는 참여하지 않은 제자들이 연구과제에 참여한 것처럼 허위로 인건비를 청구한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한씨는 이외에도 2014년 9월부터 2017년 11월까지 연구비 카드로 속칭 ‘카드깡’을 해 총 2,800만 원을 횡령한 혐의도 받는다. 한씨가 문구점에서 사무용품을 산 것처럼 허위로 고액의 카드결제를 하면 문구점 사장이 20%의 수수료를 받고 한씨가 원하는 신발과 골프의류, 시계 등을 대신 사서 전달했다. 한씨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을 일체 부인했지만 경찰은 정황과 증거를 바탕으로 한씨를 기소의견 송치했다.



경찰은 “대학원생에게 정당한 인건비도 지급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갑질행태까지 포함하는 범죄였다”며 “정부 출연금을 눈먼 돈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은데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다은기자 down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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