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일어난 전직 러시아 이중스파이 독살 시도와 관련해 유럽 각국에서 러시아 외교관 추방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탈리아도 이에 동참했다.
이탈리아 외교부는 26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로마 주재 러시아 대사관 소속 외교관 2명에게 1주일 내로 이탈리아를 떠날 것을 통보했다”면서 “이는 지난 22, 23일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영국에서 일어난 전직 러시아 스파이 독살 기도 사건 배후에 러시아가 있다는 영국의 조사결과를 만장일치로 채택한 데 따른 후속 조치이자, 영국에 연대를 표시하고, 다른 EU 국가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우방과 보조를 맞추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에 우호적인 극우정당 지도자들은 이번 조치에 반발하고 나섰다. 극우정당 동맹의 마테오 살비니 대표는 “러시아를 고립시키고, 거부하고, 경제를 제재하고, 외교관을 추방하는 것은 문제를 해결할 수 없고, 문제를 더 악화시킬 뿐”이라고 주장했다.
동맹, 전진이탈리아(FI)와 함께 이번 총선에서 가장 많은 의석을 확보한 우파연합의 구성원이자 친(親)러시아 성향을 가진 이탈리아형제들(FDI)의 조르지아 멜로니 대표는 “(차기정부가 구성될 때까지 책임을 맡은)임시 정부가 러시아 외교관 추방이라는 결정을 내린 것을 용납할 수 없다”며 곧 물러날 중도좌파 정부가 외국 정부에 굴복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다행스러운 것은 중도좌파 정부가 곧 이탈리아의 국익을 해칠 위치에서 물러난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이탈리아는 전통적으로 유럽 내에서 러시아와 가까운 관계인 나라로 평가받고 있으며, 차기 정부 구성의 주도권을 쥔 반체제 정당 오성운동·동맹을 비롯한 우파 정당들은 러시아에 대한 우호적인 성향을 더 노골적으로 드러내 왔다. /박신영인턴기자 wtig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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