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전 의원은 “피해자 A씨가 오후 5시를 범행시간대로 지목해 이 시간대에 찍은 사진을 확보하려 백방 노력했다”며 “그러던 중 2011년 12월 23일 오후 6시 43분 서울 여의도 렉싱턴호텔 1층 카페 ‘뉴욕뉴욕’에서 신용카드를 결제한 내역을 제 자신이 스스로 확보하게 됐다”고 밝혔다.
자신을 정 전 의원의 성추행 피해 당사자라고 밝힌 A씨는 지난 27일 기자회견에서 오후 5시 5분과 오후 5시 37분에 서울 여의도 렉싱턴호텔 1층 카페인 ‘뉴욕뉴욕’에서 정 전 의원을 기다리면서 찍었다는 모바일 게임 ‘포스퀘어’ 캡처본을 공개했다. 포스퀘어는 모바일 위치기반 서비스를 이용해 게임 내 미션 장소로 지목된 곳에 실제로 방문(체크인)하면 점수를 주는 게임이다. A씨는 이 게임을 하면서 카페 뉴욕뉴욕을 배경으로 사진 기록을 남겼다며 게임 캡처본을 공개했다.
정 전 의원은 “렉싱턴 호텔에 간 사실을 객관적 자료로 확인했고 고소를 모두 취하했다”고 밝혔다. 이어 “여전히 변명처럼 들리겠지만 저는 이 사건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다”며 “결재 내역을 확보했고 이를 제 눈으로 확인한 이상 모두 변명에 불과하다고 판단했다. 기억이 없는 것도 제 자신의 불찰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전 의원은 이날 중 자신의 입장과 거취를 정리해 발표할 예정이다.
그러나 경찰은 취소장 제출과 관계없이 수사를 계속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혐의가 반의사불벌죄(피해자가 가해자 처벌을 원하지 않을 경우 그 의사에 반해 처벌할 수 없는 범죄)가 아니기 때문에 수사는 그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레시안 측이 정 전 의원을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사건도 곧 수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경찰은 이르면 이번 주 피해자 A씨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한다고 밝혔다.
앞서 프레시안은 정 전 의원이 2011년 11월 23일 기자 지망생 A씨를 서울 영등포구 렉싱턴호텔로 불러 성추행했다고 지난 7일 보도했다. 정 전 의원은 의혹을 전면 부인하면서 지난 13일 서 기자 등 언론사 4곳의 기자 6명을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고소했고, 프레시안도 16일 정 전 의원을 고소했다. 공방이 불거지자 A씨는 지난 27일 기자회견을 열어 피해 당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포스퀘어를 통해 자신이 렉싱턴 호텔에 있었음을 기록한 증거가 있다고 공개했다.
/신다은기자 down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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