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은 중국선박중공(CSIC)과 중국선박공업(CSSC)간 합병을 예비 승인했다. 이들은 중국 정부가 1999년 7월 중국선박공업총공사 사업부를 분리해 설립한 대형 국유조선사로 중국 해군용 항공모함, 컨테이너선과 유조선, 액화천연가스(LNG)선 등 다양한 선박을 제조하고 있다.
두 조선사가 합병할 경우 연간 매출 규모는 총 5,080억위안(86조2,940억원)에 달한다. 이는 시가총액 기준 세계 1~3위 조선사인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등 한국 대형 조선사 3사의 매출 합계를 2배 이상 웃도는 수준이다.
이 같은 중국 대형 조선사의 출현으로 한국 조선사들의 수주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ㆍ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조선사들의 글로벌 조선 수주 시장 점유율은 27.3%로 5년 전인 2012년의 32.8%에 비해 5.5%포인트 줄어들었다. 반면 중국 조선사들의 시장 점유율은 같은 기간 동안 34.1%에서 41.3%로 7.2%포인트 증가했다. 중국 조선사들이 저가 수주로 한국 조선사들의 가격 경쟁력을 앞질렀기 때문이다. CSIC와 CSSC가 합병할 경우 중복되는 설계 기능과 인력을 줄이고, 일반 관리비를 절감할 수 있어 이 같은 중국 업체들의 저가 수주 공세는 더 거세질 공산이 크다. 한 대형 조선사 임원은 “합병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가 분명히 있을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한국 조선사들에 위협이 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한편 지난달 국내 조선사의 선박 수주량은 91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으로 전 세계 선박 수주량(174만CGT)의 52.3%를 차지해 중국(26.9%)을 제치고 1위에 올라서는 등 지난 몇 년간 부진했던 수주 실적이 나아지고 있다.
/박민주·고병기 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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