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미 캘리포니아주에서 폭발한 테슬라의 신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X’가 사고를 일으키기 직전 자율주행 모드가 작동 중이었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미 애리조나주에서 우버 자율주행차가 보행자를 치어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한 지 불과 5일 만에 또다시 자율주행차량이 인명사고를 내면서 자율주행 기술의 신뢰도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블룸버그에 따르면 테슬라는 이날 웹사이트에 성명을 내 “사고 당시 차량에는 자율주행 모드가 켜져 있었다”며 “차량 분석 결과 중앙분리대는 충돌 5초 전인 약 150m 떨어진 곳에서부터 감지됐지만 운전자는 핸들을 잡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지난달 23일 테슬라 모델X가 고속도로 운행 도중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은 뒤 뒤따라오던 차량 두 대와 충돌한 사고로 화재가 발생해 30대 운전자가 사망했다.
다만 테슬라는 자율운행 중이던 차량이 중앙분리대를 감지하지 못하고 사고를 낸 이유는 설명하지 않았다. 오히려 테슬라는 “미 전역을 주행하는 모든 차량에서 사망사고가 약 1억3,840만㎞당 한 번씩 일어나지만 자율주행차량은 5억1,499만㎞당 한 건으로 치명적인 교통사고 가능성을 3.7배나 줄일 수 있다”며 자율주행 기술의 안전성을 강조했다.
테슬라의 적극적인 변호에도 연이은 사고로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관련 산업이 위축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테슬라 등 자율주행차량 사업자들이 관련 법안 통과에 힘을 쓰는 상황에서 각국 정부가 자율주행 기술의 위험성을 조사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실제 지난달 18일 우버의 자율주행차량이 보행자를 치어 숨지게 한 사고 이후 도요타 등은 자율주행차량 시험운행을 잠정 중단했으며 애리조나주는 우버의 자율주행차 운행을 무기한 금지하기도 했다.
한편 테슬라는 지난 2016년에도 자율주행 중 차량이 트레일러를 인지하지 못하며 충돌해 운전자가 사망하는 사고를 낸 바 있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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