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6년 현재의 서울 도심 구조가 만들어졌다. 그해 옛 서울시청사(경성부청·사진)와 조선총독부청사(철거)가 완공됐다. 앞서 1925년 옛 서울역사가 문을 열었다. 이들 3곳이 새로 뚫린 세종대로를 연결했다. 조선시대에는 이 길이 아예 없었다. 조선의 간선도로는 광화문을 나와 세종대로사거리에서 좌회전한 후 보신각 앞에서 우회전해 직진하며 롯데백화점을 거쳐 남대문에 이르는 길이었다. 세종대로사거리 남쪽에는 원래 황토마루라는 언덕이 있었는데 이는 풍수지리상 관악산의 화기가 올라오는 것을 막는 장치였다. 일부러 길을 복잡하게 한 것이다. 하지만 일제는 이 모든 것을 깡그리 무시하고 광화문과 남대문을 잇는 도로를 확장하면서 식민지배 도구인 ‘경성부청’ 등을 축선상에 배치했다. 식민지에서 ‘촛불’까지 세종대로는 우리 백 년 역사를 품고 있는 셈이다.
/글·사진=최수문기자 chsm@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