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의무경찰들이 매일 최장 2시간씩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의경들은 휴가·외박·외출 때 말고는 만져볼 수 없었던 휴대전화를 매일 제한적이나마 쓸 수 있게 되자 반기는 분위기다.
1일 경찰에 따르면 이날부터 전국 의경들은 일과 후 휴게시간에 행정반에 맡겨둔 휴대전화를 찾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외부인사로 이뤄진 경찰개혁위원회가 의경 인권 증진을 위해 올해 2월 권고한 것을 경찰이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의경들은 휴게시간에 행정반의 휴대전화 불출입대장에 기록하고 휴대전화를 찾아간 뒤 반납할 때 다시 대장에 기록하는 방식으로 휴대전화를 사용하게 된다.
의경들은 휴대전화 사용이 허용되면 외부와 연락이 자유로워지고 편안해질 것이라며 하나같이 환영하는 반응을 보였다.
서울경찰청에 근무하는 백모(22) 의경은 “오늘은 낮에 근무가 있어 아직 쓰지 못했는데 근무가 끝나면 휴대전화를 찾아 사용할 계획”이라며 “외박이나 외출, 휴가 때 말고는 평소 쓰지 못했던 휴대전화를 자유롭게 쓸 수 있어 좋다”고 기대했다.
백 의경은 “평소에도 매일 부모님께 전화를 드렸는데 오늘도 휴대전화를 찾으면 안부 전화부터 할 예정”이라며 “어머니는 안부 전화 드리는 것을 매우 좋아하신다”고 말했다.
서울 시내 경찰에 근무하는 변모 의경은 “조금 있다가 휴식시간이 되면 휴대전화를 받아 카카오톡으로 여자친구한테 연락할 것”이라며 “이전에도 부대 내 컴퓨터나 공중전화로 연락할 수 있긴 했지만, 휴대전화로 하면 훨씬 편하고 여유가 있을 것 같다. 여자친구와 가족도 소식을 듣고 기뻐했다”고 전했다.
같은 경찰서 박모 의경도 “휴식시간에 휴대전화를 쓰는 것만으로도 부대 내 생활이 더 편안해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다른 경찰서 이모 의경은 “가족이나 친구 등 지인과 연락할 때 큰 도움이 될 것 같아 기대된다”고 말했다.
자식을 군대에 보낸 부모들은 대체로 반기고 있지만, 일부 그렇지 않은 부모들도 있었다.
한 의경 부모는 “아들을 (일선 부대) 현역으로 보낸 친구에게는 미안해서 ‘우리 아들은 휴대전화도 쓴다’라는 말을 못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시행 첫날인 이날은 마침 외박·외출이 많은 휴일이라 많은 의경이 휴대전화를 받아 외출한 데다, 휴대전화를 어떻게 사용할지 세부 방식이 결정되지 않은 경찰서도 있어 일부 의경들은 바뀐 방침을 당장 체감하지 못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주말에는 외출자도 많고 해서 평일인 내일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할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