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신입공채를 진행 중인 롯데그룹은 AI 자기소개서 평가시스템을 최초로 도입했다. 지원자가 서류를 제출하면 AI가 서류의 텍스트를 분석해 인재상 부합도, 직무 적합도, 표절 여부 등을 평가한다.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도 AI를 활용해 자기소개서를 검토한다. 빅데이터 검증 프로그램을 통해 온라인 표절 여부 등을 따진다. 민간기업 외에 공공기관에서도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KCA)이 AI 전형을 도입해 인적성, 직무역량 평가에 나선다.
방대한 서류 검토 작업의 효율성을 높이고 공정성과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미국, 일본 등 해외에서는 구글·소프트뱅크 등 유명 기업을 중심으로 도입 속도가 더욱 빨라지는 추세다. AI채용이 현실화되기 시작한 만큼 취업준비생들도 달라진 채용 시스템에 대비해야 한다.
AI 채용은 채용 담당자의 ‘사심’이 배제된 만큼 자신을 더욱 객관적으로 어필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그럴듯하게 쓴 자기소개서보다는 실제 본인의 장·단점을 진솔하게 기록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각 기업들이 AI를 통해 해당 기업의 인재상 부합, 직무 적합성 등을 평가하기 때문에 기업별로 맞춤형 분석과 자신의 성향 파악에 집중해야 한다. 아직 AI 채용 기술이 완벽하지 않은 만큼 자기소개서를 쓸 때는 모호한 표현보다는 간결하고 명확한 표현을 쓸 수 있도록 연습하는 것이 좋다.
현재는 채용 과정에서 AI의 역할이 서류 검토 수준에 그치고 있지만 앞으로는 면접 등 다른 과정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마이다스아이티는 자체 개발한 AI 면접 시스템을 지난해 신입사원 채용에서 활용했다. 구직자의 표정, 목소리를 분석해 임기응변 능력, 감정 분석까지 이뤄질 수 있다. 취업 단계부터 이미 ‘완성형 인재’가 돼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취업포털 인크루트 조사에 따르면 AI 채용 시스템에 대해 일반인들은 ‘긍정적’ 50.9%, ‘부정적’ 49.1%로 찬반 의견이 팽팽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정행위를 효과적으로 검증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와 AI가 인성 등 지원자의 특색을 파악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동시에 나타났다. 서미영 인크루트 대표는 “AI 채용이 비록 초기 단계지만 기업에게는 채용공정성과 업무효율을 제고하고 구직자에게는 지원 편의성을 증진하는 등 순기능이 안정적으로 자리잡길 바란다”고 밝혔다.
/진동영기자 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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