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 오타니 쇼헤이(24·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가 시속 161㎞ 광속구를 꽂으며 데뷔전부터 ‘일본 괴물’의 위용을 뽐냈다. 이제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1·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차례. 류현진은 3일 오전10시40분(이하 한국시각) 애리조나와의 체이스필드 원정에 시즌 첫 선발 출격한다.
일본인 메이저리거 오타니는 시범경기에서 2경기 평균자책점 27.00(2와3분의2이닝 8자책점), 자체 청백전 등을 포함한 5경기에서 13이닝 17자책점으로 부진했다. 빅리그에 잔류시킨 에인절스 구단의 판단을 비판하는 사람도 많았다. 그러나 연습과 실전은 180도 달랐다. 2일 메이저리그 오클랜드 원정. 청백전에서 최고 153㎞에 머물던 구속은 161㎞까지 찍혔다. 마지막 이닝에도 158㎞ 강속구를 던졌다.
6이닝 3피안타(1피홈런) 3실점 탈삼진 6개의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투구 3자책점 이하). 7대3으로 앞설 때 내려온 오타니는 에인절스의 7대4 승리 덕에 데뷔전에서 승리투수가 됐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는 오타니의 이름을 이용해 ‘Sho time(쇼타임)!’이라고 표현하며 일본에서 온 괴물의 인상적인 데뷔전을 소개했다. 최근 타자 데뷔전에서 안타를 쳐낸 오타니는 메이저리그 첫 10경기에서 투수와 타자로 각각 데뷔한 98년 만의 선수로 기록됐다.
오타니는 첫 타자부터 헛스윙 삼진 처리하는 등 첫 네 타자한테서 3탈삼진을 뽑아냈다. 2회 1사 후 연속 안타를 맞은 뒤 맷 채프먼에게 슬라이더를 던지다 3점 홈런을 내주기는 했지만 거기까지였다. 피홈런 이후 6회까지 15타자를 맞아 피안타 없이 볼넷 1개만 내주는 노 히트 피칭을 뽐냈다. 특히 변화구인 스플리터(포크볼)가 주효했다. 총 92개의 투구 수 중 26개가 스플리터였다. 탈삼진 6개 가운데 5개의 결정구가 바로 이 낙차 큰 스플리터였다.
오타니가 스플리터로 재미를 봤듯 류현진은 새로 익힌 회전 수 늘린 커브로 애리조나 사냥에 나선다. 시범경기 성적은 3승1패 평균자책점 7.04로 좋지 않았지만 류현진은 새로운 커브와 역시 새로 연마한 투심 패스트볼을 집중 시험하며 만족스러운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커브로는 헛방망이를, 투심으로는 땅볼을 유도하는 작전으로 나설 예정이다. 류현진 상대 타율 0.429(21타수 9안타) 2홈런 7타점의 폴 골드슈밋을 어떻게 막느냐가 관건이다. 류현진은 애리조나전에서 10경기 3승3패 평균자책점 3.77을 기록했는데 원정에서는 2승2패 평균자책점 4.80으로 다소 부진했다.
한편 오승환(36)은 뉴욕 양키스 강타선을 무실점으로 막아 토론토 이적 후 첫 세이브를 올렸다. 7대4로 앞선 9회 등판한 그는 1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40번째 세이브였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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