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8승,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통산 20승에 도전한 박인비(30·KB금융그룹).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ANA인스퍼레이션 4라운드까지 보여준 저력은 ‘여제’다웠다.
박인비는 2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미라지의 미션힐스CC(파72·6,763야드)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5언더파 67타를 쳐 페르닐라 린드베리(32·스웨덴), 재미교포 제니퍼 송(29)과 공동 선두(15언더파)로 정규라운드를 마쳤다. 제니퍼 송이 연장 3차전에서 탈락한 가운데 박인비와 린드베리는 4차 연장 혈투에도 승부를 내지 못했고 날이 저물면서 경기는 다음 날로 순연됐다.
박인비의 저력이 돋보인 치열한 승부였다. 3라운드를 선두 린드베리에 4타 뒤진 공동 3위로 마친 박인비는 이날 14번홀까지 버디 5개와 보기 1개로 4타를 줄이며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다. 16번홀(파4)에서 타수를 잃어 분위기가 가라앉을 법도 했지만 박인비는 포기하지 않았다. 17번홀(파3)에서 5m가 넘는 버디 퍼트를 홀에 떨군 데 이어 마지막 18번홀(파5)에서도 버디를 낚아 기어코 공동 선두를 이뤘다.
18번홀을 반복한 연장전에서도 박인비의 집중력은 돋보였다. 두 번째 연장전에서 세 번째 샷이 물에 빠지기 직전 풀에 걸렸지만 어프로치 샷과 정교한 퍼트로 파를 지켰다. 위기에서 탈출한 뒤 3차 연장에서는 세 번째 샷을 약 50㎝ 옆에 붙여 완벽한 우승 기회를 만들기도 했다. 만만찮은 2.5m 버디 퍼트를 성공 시킨 린드베리와 벌인 4차 연장에서도 버디 퍼트가 홀을 2m 넘게 지나가 고비를 맞았으나 긴장한 내색 없이 홀에 떨궈 승부를 이어갔다.
박성현(25·KEB하나은행)이 11언더파 공동 9위로 대회를 마쳤고 초청 출전한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전관왕 이정은(22·대방건설)은 8언더파 공동 16위에 자리했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연장전 끝에 우승과 준우승을 했던 유소연(28·메디힐)과 렉시 톰프슨(미국)은 각각 2언더파 공동 48위, 7언더파 공동 20위를 기록했다.
/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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