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점심시간이 되자 서울대 아시아동 감골식당으로 무슬림(이슬람교도)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이날 서울대 학생식당에서는 처음으로 할랄 음식을 제공했다. 할랄은 ‘신이 허용한 것’이라는 뜻의 아랍어로 할랄 음식은 이슬람 율법에 따라 가공·조리한 음식이다. 메뉴는 양고기 샤미케밥. 중동식 할랄 음식으로 함박스테이크처럼 조리한 양고기에 볶음밥과 커리가 함께 제공됐다.
인도네시아에서 온 무슬림인 무함마드 리드완(지구환경과학부·16학번)씨는 “이제 더 이상 굶을 걱정은 하지 않아도 돼 다행”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무슬림 학생들에게는 학교생활에서 식사가 가장 큰 고충거리였다. 보통 이태원에서 재료를 사서 요리해 먹는데 바쁜 시험기간에는 다녀올 여유가 없어 채소나 과자만 먹는다는 것이다.
역시 인도네시아 출신인 아니사 아말리아(한국학과·석사과정)씨도 “공부로 바쁠 때는 할랄 식재료를 못 구해 채식만 하다 보니 1년 사이에 6㎏이 빠진 적도 있다”며 “이제 친구와 함께 식사를 해 기쁘다”고 설명했다.
서울대는 무슬림 학생들의 할랄 음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철저히 준비했다. 무슬림 학생의 국적부터 조사했다. 할랄 음식이 다 같아 보이지만 지역에 따라 조리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가령 인도네시아 무슬림은 나시고렝을 선호하고 중동 무슬림은 육류를 많이 넣는 식이다.
웰스토리 글로벌 메뉴개발팀의 쇼반 다스씨는 “무슬림 학생이 약 300명인데 절반이 동남아시아였고 나머지는 러시아와 중동 출신 비중이 비슷하다”며 “이 비중에 맞춰 요일별로 각 지역의 할랄 음식을 내놓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서종갑기자 ga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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