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이 정한 ‘세계 자폐인의 날’인 2일 장애가 있는 자녀를 둔 부모들이 청와대 인근에서 집단 삭발을 감행하면서 ‘발달장애인 국가책임제’ 시행을 촉구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효자치안센터 앞에서 2천여 명이 모인 가운데 집회를 열고 “발달장애인은 국가의 책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발달장애인 지원 국가책임제 실현 민관 정책협의체 구성, 발달장애인 주간활동 서비스 제도화·예산 증액, 중증장애인 직업·재활 지원사업 확대, 장애인 가족 지원사업 체계 구축 등을 요구하기 위해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투쟁결의문을 통해 “2014년 4월 ‘발달장애인 권리보장·지원에 관한 법률(발달장애인법)’이 제정돼 아이들이 부모가 없어도 사회복지 시스템 속에서 안전한 삶을 살겠다고 했는데, 3년이 다 되도록 세상은 바뀌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발달장애인의 삶을 당연한 국가의 책무로 인정하고, 누구도 밀쳐내거나 외면하지 않고 조화와 평화를 이루는 세상을 만들어 달라”면서 “직업·주거·소득 등 서비스를 모든 발달장애인에게 보편적으로 제공하라”고 호소했다.
장애 자녀를 둔 부모와 발달장애인 등 209명은 ‘국가의 책임이다. 발달장애인 국가책임제 도입하라’라고 적힌 상자를 들고 삭발했다. 삭발식에 참여한 이들과 지켜본 이들 대부분 눈물을 흘리거나 오열했다.
장애인부모연대는 이날 오후 7시부터는 같은 장소에서 문화제를 연다. 발달장애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알리는 ‘푸른 등 켜기(Light it up blue)’ 퍼포먼스도 진행한다.
[사진=연합뉴스]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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