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주요 정보기술(IT) 기업들을 연일 강타해온 악재가 이번에는 세계 1위 반도체 회사 인텔까지 덮쳤다. 애플이 오는 2020년부터 PC제품 ‘맥(Mac)’에 자사의 반도체 칩을 사용할 계획임이 알려지면서 인텔 주가가 장중 9%까지 급락하는 등 지난달 페이스북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불거진 미 IT산업의 위기론이 갈수록 고조되는 분위기다. 여전히 IT 불패신화에 젖어 있는 한국 IT산업에 대한 우려도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2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중 기술업종은 전 거래일 대비 2.5% 하락했다. 애플이 2020년부터 맥에 자체 칩을 사용할 계획이라는 블룸버그통신의 보도로 애플에 칩을 공급하는 인텔 주가가 6.1% 급락세로 마감하며 하락세를 이끌었다. 최근 미국 정부가 독점규제법 적용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 아마존 주가도 5.2% 빠졌다. 미 경제전문방송 CNBC는 최근 실리콘밸리 기업에 대한 규제 논란이 기술주 전반의 우려를 고조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애플을 필두로 거대 IT기업들이 자체 칩 사용 움직임을 보이면서 한국 반도체 업계에도 경종이 울렸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IT산업 경쟁력은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부품에서 나오는데 애플이나 중국 제조사들이 자체 생산능력을 높이면 치명적”이라면서 “인텔 사례처럼 먹거리를 대량으로 잃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변재현·신희철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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