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이 그들의 배달원으로 미 우체국에 거대한 비용을 부담시키고 있다.”
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마존을 겨냥해 또다시 트윗을 날렸다. 지난달 29일 이후 벌써 네 번째 공격이다. 아마존이 미국의 우체국 시스템에 무임승차하고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아마존 때리기’가 집요하게 계속되면서 아마존의 우체국 택배의 실체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아마존과 우체국 간 배송계약 내용은 공개되지 않고 있지만 일단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는 분석을 속속 쏟아내고 있다. 아마존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강공이 소리만 요란한 ‘빈 수레’에 그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위협의 약발도 약해지고 있다. 거듭되는 트윗 공세에도 이날 아마존 주가는 오히려 1.46% 반등했다.
마켓워치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거듭되는 공격에도 아마존이 우체국에 내는 배송비를 올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 우체국이 지난해까지 11년 연속 적자를 내온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주수익원인 우편 서비스의 매출감소로 인한 것이지 아마존 탓이 아니라는 분석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전자우편 사용 증가로 지난해 미 우체국의 우편 서비스 매출은 256달러로 전년 대비 19억달러 감소했으며 광고성 우편 물량 역시 전년보다 10억달러 줄었다.
외신들은 이러한 상황에서 아마존과의 파트너십은 트럼프 대통령이 꼬집은 적자의 원인이라기보다 적자를 메우기 위한 주요 수익원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미 우체국의 물류배송 매출은 195억달러로 전년 대비 21억달러나 증가했다. 특히 아마존 같은 개인화주와의 거래가 70억달러를 차지했다. 세부 비중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아마존이 전자상거래 업체 중 가장 규모가 크다는 점을 고려하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우체국이 퇴직자들의 건강보험 및 연금 부담으로 파산 위기를 맞았던 지난 2013년 아마존과의 거래로 기사회생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도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우체국이 아마존 소포를 배달할 때마다 1.47달러의 손해를 보고 있다”면서 “아마존에 1년에 수십억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과 같은 것”이라고 주장하며 아마존의 배송비 부담 전가를 지적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씨티그룹은 우체국이 시장보다 택배요금을 낮게 책정하고 있다며 현재보다 가격을 50% 올려야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수 있다는 내용의 리포트를 내기도 했다. 이에 따르면 아마존은 연간 약 26억달러의 택배요금을 더 부담해야 한다.
하지만 아마존은 다른 업체들처럼 우체국이 내놓은 기준에 따라 요금을 내고 있고 단지 우체국이 대량배송으로 요금을 일부 할인해주는 기준에 들어맞을 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폴리티팩트에 따르면 아마존은 전체 택배 물량의 40%를 우체국을 통해 발송한다. 이는 각 20% 안팎을 차지하는 택배전문 업체 UPS나 페덱스를 압도하는 수준이다.
투자은행 파이퍼재프레이는 “미 우체국은 아마존이 페덱스로 물량을 옮길 것을 우려해 배송비를 실제로 인상할 가능성이 없다”며 오히려 주당 1,650달러의 목표주가를 내세우며 주식 비중을 높인다고 밝혔다. 아마존 주가는 연일 이어지는 트럼프 대통령의 비난 공세에 2일 5.21%나 하락했지만 이날 반등해 1,392.0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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