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도 신혼여행지로 인기가 높은 휴양지인 필리핀 보라카이섬이 오는 26일부터 6개월간 폐쇄된다.
5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전날 환경자원부·관광부·내무부 등 관계부처 합동 회의를 열어 환경 정화를 이유로 보라카이섬 일시 폐쇄를 결정했다.
필리핀 정부는 보라카이의 관광산업이 번성하면서 섬이 극심한 환경오염에 시달리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보라카이섬 해안가에는 불법 건축물이 우후죽순 들어섰고 폐수를 바닷가에 불법 방류하는 행위도 비일비재하게 이뤄지는 실정이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보라카이 근해를 ‘수채통’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환경오염이 심각해지자 지난달 필리핀 환경부는 폐쇄기간을 1년으로 건의했지만 현지 경제 타격을 우려해 기간을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 정부는 폐쇄기간 하수·고체폐기물 처리 시스템 정비 등 보라카이섬 환경 정화에 나설 계획이다.
섬의 전면 폐쇄 결정으로 이 기간 보라카이 여행상품을 예약한 한국 고객은 일정을 연기하거나 환불받아야 하는 상황을 맞았다. 여행업계에 따르면 해당 기간 국내 아웃바운드 1위 업체인 하나투어를 통해 보라카이 상품을 예약한 고객은 1,600명이 넘는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세계적인 관광지에서 폐쇄조치가 내려진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며 “하나투어에서 보라카이 상품을 구매한 고객은 수수료 없이 모두 환불해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모두투어도 고객의 귀책사유가 아닌 만큼 수수료 없이 환불해주기로 했다.
올해 들어 지난 2월까지 보라카이를 다녀온 한국인은 8만8,000여명으로 이곳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중 중국인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변재현·나윤석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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