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정세가 급변하자 북한이 우군 확보를 위해 외교 총력전에 나섰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5일(현지시간) 아제르바이잔 수도 바쿠에서 열린 비동맹운동(NAM) 각료회의에 참석해 “현재 조선반도(한반도) 북과 남 사이에는 화해와 신뢰의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며 비동맹국의 지지와 연대를 요청했다.
리 외무상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세계최대의 전쟁 위험을 안고 있다며 한반도에 쏠리던 국제사회의 불안과 우려의 시선이 지지와 환영의 박수갈채로 변했다”면서 “이는 북과 남이 우리 민족끼리의 정신에서 힘을 합치면 얼마든지 북남관계(남북관계)를 개선하고 한반도 긴장을 완화하며 자주통일의 돌파구를 열어나갈 수 있다는 것을 실증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러한 ‘전환적 국면’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이룬 ‘국가핵무력 완성’ 등이 가져온 결실”이라는 주장도 했다. 김 위원장의 구상과 의도가 현실로 펼쳐지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리 외무상은 ‘개별 적대국’의 전횡으로 국제적인 환경보호노력과 경제무역분야 국제질서가 통째로 뒤흔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 표현은 파리기후협약과 세계무역기구를 존중하지 않은 미국을 사실상 겨냥한 것으로 해석됐으나, 리 외무상은 구체적으로 미국을 거명되지는 않았다.
이런 가운데 리 외무상은 각료회의 중 따로 이람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과 면담했다. 또 이란과 쿠바 등 우방 외교장관과도 잇달아 양자 회담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 외무상 일행은 오는 7일 아제르바이잔을 떠나 투르크메니스탄을 경유해 9일 모스크바에 도착할 것으로 알려졌다. 리 외무상은 모스크바 도착 다음 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과 회담할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이날 유럽에서도 발빠르게 움직였다. 김선경 외무성 유럽담당국장은 4일 브뤼셀의 EU 본부를 방문해 외교 담당 고위 관리와 잇달아 회담하고, 이날은 EU 의장국 불가리아로 이동해 아시아 담당 국장을 만났다. 김 국장은 EU 대외관계청의 아시아태평양국 총국장과 만나 최근 한반도 정세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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