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6일 국민투표법 개정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은 문재인 대통령의 서한을 국회에 제출했다.
한병도 정무수석 비서관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국회를 방문해 문 대통령의 서한을 김성곤 국회 사무총장에게 전달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 정치의식과 시민의식은 다른 나라의 모범이 되는 수준에 이르렀다”며 “개헌은 변화된 국민들의 삶과 생각에 맞게 국가의 기틀을 세우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민의의 전당인 국회에서 새로운 헌법을 국민들에게 안겨드려야 한다는 것이 저의 변함없는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제가 걱정하는 것은, 국회와 정부가 개헌안을 잘 만들어놓고도 개헌투표를 못하게 되는 상황”이라며 “지금의 국민투표법이 개정되지 않으면 투표인명부를 작성할 수 없고, 개헌투표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6월 지방선거 동시투표 개헌을 위해서는 4월 임시국회에서 국민투표법이 반드시 개정되어야 한다”며 “국민투표법 개정에 대해서는 이미 여야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만큼 신속히 합의 처리해 주시기를 간곡히 요청한다”고 당부했다.
앞서 청와대는 지난 4일 임종석 비서실장을 통해 “4월 임시국회에서 국민투표법을 개정해 국민의 권리를 회복시키고 개헌의 진정성과 의지를 보여주기를 간곡히 부탁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임 실장은 “국민투표법은 2014년 7월 헌법재판소가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림으로써 위헌 상태에 놓여있다”며 “이는 헌법이 보장하는 직접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훼손이고 국민의 헌법적 권리에 대한 도전”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의 서한 발송은 헌법에 따른 것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헌법 81조는 대통령이 국회 발언이나 서한으로 의견을 표시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 2014년 헌법재판소는 국내 거소 신고가 안 된 재외국민의 투표권 행사를 제한하는 내용의 국민투표법 14조 1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투표인 명부 작성과 관련한 조항이 헌법불합치 판결을 받은 탓에 국민투표에 참여할 투표인 명부도 작성할 수 없다는 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입장이다.
/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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