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정부와 관련 민간부문이 함께 정한 책의 해다. 필요하고 알고 싶은 건 검색하면 다 나오고 먹고 마시고 놀 것이 지천인 세상에서 우리는 왜 느리고 지루한 책을 다시 꺼내 든 것인가. 답은 책의 해 출범식에서 찾을 수 있다. 문화체육부 도종환 장관은 소득 3만불 시대를 앞두고 정보통신기술(ICT) 강국이지만 문화강국으로서는 아직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요즘 시대 중요한 능력 가운데 하나가 사람들 간의 소통과 공감 자연과의 교감 능력이다. 또 수많은 정보와 이야기 가운데 정확하고 의미 있는 것들을 분별해 내서 그에 따라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다. 시민들이 소통하고 공감하고 꼼꼼한 사실을 확인하면서 제대로 된 정보와 지식의 주권자로서의 바른 선택과 활동을 하도록 돕는 가장 기본적인 사회적 기반이 도서관이다.
오늘날 도서관은 예전처럼 아침부터 줄을 서서 자리를 차지하고 하루 종일 시험공부를 하는 곳이 아니다. 도서관은 바로 사람들이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고 새로운 지식과 생각, 상상을 나누는 창의적이고 새로움이 가득한 공간이다. 도서관이 우리 주변에 많이 늘어났고, 좋은 책과 자료들을 갖추고 다양한 독서나 문화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시민들을 기다리고 있다. 새로운 시대를 살아가고자 하는 시민들이라면 이제 변화한 새로운 도서관을 자기 삶에서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편안한 공간으로 삼기를 바란다.
매년 4월 12일부터 18일까지는 ‘도서관주간’이다. 한국도서관협회가 도서관이 어떤 사회적 역할을 하고 있는지를 널리 알리고자 1963년 제정해서 전국 각지 공공도서관 등이 다양한 활동으로 참여하고 있다. 올해로 54회째를 맞았다. ‘오늘은 책읽기 좋은 날, 도서관 가는 날’을 공식주제로 전국 도서관들에서 흥미로운 프로그램들을 많이 준비했다. 가까운 도서관을 찾아 새로운 도서관을 만끽해 보시길 바란다. 도서관이 좋다면 앞으로도 자주 찾아주시길 바란다.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세상을 읽으면서’ 오늘과 내일의 행복을 만들어 가시길 바란다. ‘도서관은 내일을 꿈꾸는 행복의 광장’이다. 도서관이야말로 어 최고의 가성비를 확인할 수 있다. ‘마을에서 가장 소중한 곳’은 도서관이다.
좋은 도서관이 있는 마을을 만들기 위해 이제 시민들이 나설 때다. 좋은 도서관을 달라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 요구해 주시길 부탁한다. 우리 도서관과 사서들도 먼저 시민들과 함께 시민들의 풍요롭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 민주주의 주권자로 당당하게 행동하실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아직 새로운 도서관을 만나지 못한 분들이라면 이번 도서관주간에 꼭 가까운 도서관을 찾아와 주시길 바란다. 새로운 세상을 만나실 것이라 확신한다.
“여행을 하지 않는 사람, 책을 읽지 않는 사람, 삶의 음악을 듣지 않는 사람, 자기 안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지 못하는 사람은 서서히 죽어 가는 사람이다.” 출범식에서 도 장관이 읽었던 마샤 메데이로수의 시 ‘서서히 죽어가는 사람들’의 한 구절이다. 서서히 죽어 가는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서 우리는 책을 읽어야 하는 것이다. 새가 한 쪽의 날개로 하늘을 날 수 없는 것처럼 우리도 이제는 기술과 인문학 균형이 필요한 시대다. 한 손에 스마트폰을 들었다면 다른 손에는 책을 들고 읽으며 새로운 상상력과 창조의 힘을 키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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