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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한미연구소 소장 교체 요구한 적 없다” 의혹 일축





청와대는 7일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국제관계대학원(SAIS) 산하 한미연구소(USKI)에 대한 예산지원을 유지하는 조건으로 이 연구소의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구재회 소장의 교체를 요구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국회 차원의 문제 제기에 따라 정부 내에서 관리감독을 맡고 있는 경제인문사회연구회가 이 연구소의 개혁방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구 소장의 교체를 요구한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한미연구소에 직접 자금을 지원하는 기관은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지만 이 연구원은 국무조정실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의 관리감독을 받고 있다.

이 관계자는 “한미연구소는 매년 우리 정부로부터 20억원의 예산을 지원받고 있음에도 실적과 재정이 불투명하고 그 책임자가 12년째 장기잡권하는 문제를 안고 있었다는게 국회와 경제인문사회연구회의 인식”이라며 “억지로 받아낸 사업 내역보고서도 매우 불성실하게 작성된 것으로 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연구소 운영의 문제점을 제기하고 이를 개혁하려는 주체는 국회”라며 “가장 먼저 제기한 것은 2014년 김기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현 금융감독원장)이었고 이어 20대 국회에서 정무위 간사를 맡았던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도적으로 이 문제를 다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결과 국회는 지난해 8월 예산안 심사와 국정감사를 거쳐 여야 합의로 ‘2018년 3월까지 불투명한 운영상황을 개선하고 이를 보고하라’는 부대의견을 달아 20억원 예산지원 안건을 통과시켰다”고 밝혔다.

그러나 연구소는 제대로 된 사업내역 보고서와 개선방안을 제시하지 못했고, 이에 관리감독을 맡은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회는 현장점검을 거쳐 예산 지원의 조건으로 구 소장을 교체할 것을 로버트 갈루치 한미연구소 이사장에 요구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이사회는 만일 연구소 측이 구 소장을 교체하지 않을 경우 해당 예산을 SAIS 산하의 한국학 프로그램에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제시했다고 이 관계자는 밝혔다. 실제로 이사회의 뜻을 전달받은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구 소장의 교체를 요구했다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오는 6월부터 연구소에 대한 지원을 중단한다고 6일 발표했다.

일부 언론에서 홍일표 청와대 정책실 선임행정관의 개입 의혹을 보도한데 대해서는 “국무조정실 산하 경제사회연구회는 정책실 차원에서 당연히 살펴봐야 하는 기관이고, 한미연구소에 자금을 지원하는 대외경제정책연구원도 홍 행정관이 통상현안 상황파악 차원에서 관리할 필요가 있는 기관”이라며 “해당 문제를 최초로 제기했던 김기식 의원의 보좌관 출신으로서 내용을 잘 알고 있는 것은 우연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홍 행정관이 구 소장의 교체를 요구한 사실이 없다”며 “연구소 운영 문제를 주도적으로 제기해온 이학영 의원실 측의 자문에 응하는 역할 만을 했던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지난해 11월2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김준동 부원장이 이태호 통상비서관과 함께 홍 행정관에게 한미연구소 문제를 보고하겠다고 요청해왔고, 이 자리에서 홍 행정관은 “오래된 문제이고 국회가 여야 합의로 다루고 있는 사안인 만큼 이 문제에 대해 성실히 임하는게 좋겠다”는 취지의 언급을 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한미연구소는 한미경제연구소(KEI)와 함께 워싱턴DC에서 한국과 관련한 우호적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연구와 세미나 개최, 연수 프로그램 운영 등을 맡아오고 있으며, 대미 공공외교 강화 차원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기관의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이날 한 언론은 김준동 부원장이 작년 10월30일 워싱턴 주재관에게 보낸 이메일 내용을 입수했다면서 오는 6월부터 한미연구소 예산 지원을 중단하기로 결정하는 과정에 청와대가 직접 개입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또 갈루치 이사장이 인터뷰에서 구 소장 교체 문제를 거론하며 “학문의 자유에 대한 부적절한 개입”이라며 “한국 정부에 아주 실망스럽다”고 말했다고 보도하고, “홍 행정관이 이 일에 주도적으로 관여했다고 생각한다”는 구 소장과의 인터뷰 내용을 실었다.

또다른 언론은 갈루치 이사장이 “한국 정부가 부당한 간섭을 시도하지 않았다는 건 전혀 그럴듯 하지 않은 변명이며 사실도 아니다”라며 “나는 조윤제 주미 대사를 포함해 한국 대표자들로부터 구재회 USKI 소장을 교체하라는 요구를 계속 받아왔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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