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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소해도 감형 힘든데...朴의 2심 딜레마

1심 유죄 부분 뒤집기 어려워

특활비 1심 판결 빨리 받은후

항소심과 병합해야 형량 낮춰

일각 때이른 사면론 제기 논란

지난 7일 서울역광장에서 대한애국당과 보수단체 회원들이 태극기와 성조기를 펼쳐놓고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을 촉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1심에서 징역 24년과 벌금 180억원이 선고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2심 재판에서 마음을 돌려 법정에 나온다 해도 결과를 뒤집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별도로 재판을 받는 국정농단 공범 상당수도 1심에 이어 2심까지 유죄를 인정받았다.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재판마저 실형이 선고되면 박 전 대통령의 총 형량은 늘어나게 된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 측이 항소장을 제출할 수 있는 기한은 오는 13일이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이 항소를 해도 1심의 유죄 부분을 뒤집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다른 공범들의 재판에서 박 전 대통령의 혐의가 줄줄이 유죄로 인정됐기 때문이다. 박 전 대통령과 공모해 특정 성향 예술인들을 정부 지원에서 배제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2심까지 내리 실형을 선고받았다.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에 433억원대 뇌물을 공여한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1심에서 실형, 2심에서 집행유예 판결이 내려졌지만 여전히 36억원대 승마 지원은 유죄인 상태다. 게다가 박 전 대통령은 이 전 부회장에게 뇌물을 직접 요구했기 때문에 더 엄한 처벌이 예상된다. 다만 박 전 대통령의 항소심 재판부가 1심이 유죄로 판단한 삼성 뇌물수수액 72억여원 대신 이 부회장 2심 판결처럼 36억여원만 인정한다면 그나마 감형 요소가 될 수 있다.



아울러 박 전 대통령은 국정원 특수활동비 36억5,000만원을 뇌물로 받아 개인 지출이나 불법 선거운동에 쓴 혐의로 남재준·이병기·이병호 전 국정원장과 함께 별도의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이 사건 판결이 확정되면 국정농단 재판 확정 결과에 합산된다.

설상가상으로 박 전 대통령은 재판 거부를 철회할 태도를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까지 항소 여부 및 1심 선고와 관련해 아무런 의사도 밝히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구속 연장에 반발해 재판을 보이콧한 것은 1심 양형에 자충수가 됐다.

형량을 고려하면 박 전 대통령 입장에서는 국정원 특활비 1심 판결을 최대한 빨리 받은 다음 2심을 국정농단 항소심과 병합하는 게 최선이다. 형량의 단순 합산을 피할 수 있어서다. 사건을 병합하면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한 가장 무거운 죄의 형량에 최대 2분의1까지만 가중할 수 있다.

한편 겨우 1심이 끝났을 뿐인데 때이른 박 전 대통령의 사면 가능성이 일부에서 제기돼 논란이다. 지난 1995년 말 구속된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은 2년여 만에 특별사면으로 풀려났다. 박 전 대통령이 항소를 포기하면 대법원 확정판결이 빨라질 수 있다. 사죄 없는 사면에 반대하는 국민 여론은 변수다. /이종혁기자 2juzs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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