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트릭 리드(28·미국)와 로리 매킬로이(29·북아일랜드)가 라이더컵 트로피 대신 이번에는 그린재킷을 놓고 마지막 승부를 벌인다.
8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내셔널 골프클럽(파72·7,435야드)에서 계속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시즌 첫 번째 메이저대회 마스터스 토너먼트(총상금 1,100만달러) 3라운드.
리드는 이글을 2개나 작렬하며 버디 4개와 보기 3개를 묶어 5언더파 67타를 쳤다. 전날 2라운드에서 2타 차 선두에 나선 리드는 중간합계 14언더파 202타를 기록, 이틀째 1위 자리를 지켰다. 2위는 매킬로이다. 매킬로이는 보기 없이 이글 1개와 버디 5개로 7언더파 65타(합계 11언더파)를 몰아쳐 리드를 3타 차로 바짝 추격했다.
PGA 투어 통산 5승을 거둔 리드는 2년 만의 우승을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으로 장식할 기회를 만들었다. 매킬로이는 4대 메이저 중 US 오픈(2011년)과 브리티시 오픈(2014년), PGA 챔피언십(2012·2014년)을 제패해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마스터스 우승만을 남겨뒀다.
두 선수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신경전을 펼쳤다. 2011년 이 대회 최종일에 4타 차 선두를 달리다가 무너진 기억이 있는 매킬로이는 “7년 전 많은 것을 배웠다. 마지막 라운드에서 모든 압박이 리드에게 집중될 것”이라고 자극했다. 리드는 “내가 선두를 달리고 있는 동시에 매킬로이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도전한다”며 매킬로이의 압박감도 크다는 의미로 맞받았다.
리드와 매킬로이의 챔피언 조 만남은 2016년 미국-유럽 대항전 라이더컵에서의 격돌을 떠올리게 한다. 승부근성이 남달리 강한 둘은 당시 미국에서 열린 대회 최종일 싱글 매치에서 난타전을 벌였고 결국 리드가 1홀 차로 이겨 미국팀 승리에 기여했다. 역대 6번째 그랜드슬램 달성을 노리는 매킬로이가 돌풍의 리드를 상대로 라이더컵 패배의 설욕에 성공할 것인지 관심을 모으게 됐다.
이날 오거스타에 약간의 비가 내려 그린이 부드러워지면서 선수들은 공격적으로 홀을 노렸다. 리드는 전반에 2타를 줄인 뒤 후반에 폭발했다. 13번홀(파5)에서 두 번째 샷을 홀 가까이 붙여 이글 퍼트를 홀에 떨군데 이어 15번홀(파5)에서는 그린 주변에서 칩샷을 그대로 홀에 집어넣어 다시 이글을 기록했다. 16번홀(파3)에서 3퍼트로 보기를 적어내고 마지막 18번홀(파4) 버디 퍼트를 놓친 게 아쉬운 장면이었다. 5타 차 4위로 출발한 매킬로이는 8번홀(파5)에서 이글을 잡으며 한때 공동 선두로 오르기도 하는 등 꾸준히 버디를 잡아냈고 마지막 홀에서 5m 남짓한 버디 퍼티를 성공한 뒤 주먹을 불끈 쥐며 포효했다.
상위권에는 쟁쟁한 이름의 강호들이 여럿 올라 있다. 이날 7타씩을 줄인 리키 파울러(미국)와 욘 람(스페인)이 각각 9언더파 3위와 8언더파 4위에 포진했다. 헨리크 스텐손(스웨덴)이 7언더파로 5위, 마스터스 2승의 버바 왓슨(미국)과 마크 리슈먼(호주), 토미 플리트우드(잉글랜드) 등 3명이 6언더파 공동 6위(6언더파)로 뒤를 이었다. 돌아온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는 버디 3개와 보기 3개로 이븐파 72타를 쳐 공동 40위(4오버파)에 머물렀다. 한국 선수로는 유일하게 출전한 김시우(23·CJ대한통운)는 4타를 줄이는 선전을 펼쳐 전날 40위였던 순위를 공동 21위로 끌어 올렸다.
/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