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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 시위 취재하던 팔레스타인 기자 이스라엘군에 피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시위 현장을 취재하던 팔레스타인 사진기자가 이스라엘군의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

사망한 사진기자는 ‘PRESS’(기자)라는 문구가 박힌 조끼를 입고 헬멧과 방탄조끼까지 착용했다는 점에서 이스라엘군이 과잉 대응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아인 미디어에 소속된 사진기자 야세르 무르타자는 6일(현지시간) 가자지구에서 열린 반이스라엘 시위를 취재 중이었다.

당시 가자지구와 이스라엘 간 보안장벽 인근에서는 팔레스타인 시위대와 이스라엘군이 격렬하게 충돌했다.

무르타자는 동료 기자들과 함께 시위대가 태우는 타이어에서 뿜어져 나오는 검은 연기를 촬영하고 있었다.

어디선가에서 날아온 총탄이 복부에 박혔고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무르타자는 이날 사망한 9명의 팔레스타인 가운데 한 명이었다. 그의 장레식은 7일 동료 기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엄수됐다.

무르타자 옆에서 취재하던 프리랜서 사진기자 아슈라프 아부 암라는 로이터통신에 “우리는 보안장벽에서 250m 떨어진 곳에 있었다”며 “이스라엘군이 발포를 시작하자 우리는 촬영을 시작했고 곧바로 무르타자가 쓰러졌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은 팔레스타인 시위대의 장벽 접근을 막으려고 높은 지대에 저격수를 배치한다.

팔레스타인 기자협회는 6일 시위를 취재하던 기자 10명도 총격과 직사 최루탄에 부상했다고 발표했다.

국경없는기자회와 외신기자협회 등 언론 단체는 즉시 이스라엘을 비난했다.

크리스토프 들루아르 국경없는기자회 사무총장은 이스라엘군의 대응을 비난하면서 “이 사고와 관련한 독립적인 조사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도 7일 낸 성명에서 “미성년자를 포함한 팔레스타인인과 기자가 사망한 데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면서 “이스라엘이 공권력을 시위대의 위험에 비례해 사용했는지 의문을 제기한다”고 비판했다.

이스라엘군 당국은 “고의로 기자를 향해 발포하지는 않았다”면서도 경위를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가자지구 시위에 비판적이었던 이스라엘 주요 매체도 그렇지 않아도 팔레스타인 측 인명피해가 불어나던 터에 취재기자까지 군의 실탄 사격에 사망하자 곤혹스러운 군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방송 등에 따르면 6일 팔레스타인인 2만명(이스라엘 추산)이 이스라엘 저격수의 시야를 가리려고 타이어에 불을 붙이고 돌을 던지며 가자지구 보안장벽으로 접근했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를 통제하는 무장정파 하마스가 보안장벽을 뚫고 ‘테러리스트들’을 이스라엘 영토 안으로 보내려고 시도한다면서 장벽 접근 시 실탄 대응을 고수하고 있다.

아비그도르 리에베르만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가자지구엔 무고한 사람이 없다”면서 “하마스와 연결된 누구라도, 이스라엘에 대적하려 하고 가자지구 경계를 넘어서려는 자는 모두 하마스 대원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는 8일 군 소식통을 인용, “가자지구 장벽을 훼손하려 한다면 하마스 근거지를 폭격하겠다”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무르타자는 가자지구에서 드론 카메라 취재를 본격 도입한 기자다. 그가 취재한 내용은 BBC나 알자지라 등에도 제공돼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리에베르만 장관은 “기자든 누구든 IDF 군인 머리 위로 드론을 띄우는 자들은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면서 “하마스는 테러를 저지르려고 기자, 적신월사를 이용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동료 기자들은 “무르타자는 총에 맞을 때 드론 카메라를 작동하지 않고 있었다”고 반박했다.

가자지구에선 지난달 30일부터 ‘땅의 날’(Land Day)‘을 맞아 대규모 시위를 벌어졌다. 이날은 1976년 3월 30일 이스라엘의 영토 점거에 항의하다 이스라엘군에게 죽은 팔레스타인 6명을 기리는 날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번 시위 동안 팔레스타인인 31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가자지구 병원들은 시위대 인명피해가 늘어나자 의료진과 의약품이 부족하다면서 긴급히 지원해달라고 호소했다.

[사진=연합뉴스]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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