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김성훈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삼성전자서비스 지사 2곳과 지사 관계자 자택을 압수수색해 노무 관련 문서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자료 등을 확보했다. 이번 수사와 관련한 압수수색은 지난 6일 수원 서비스 본사 건물에 이어 두 번째다.
특히 검찰이 전날 나두식 삼성전자서비스 지회장 등 노조 관계자들을 불러 참고인 조사를 벌인 지 하루 만에 압수수색에 나선 것이라 주목된다. 이날 압수수색을 받은 부산 남부지사는 삼성전자서비스노조가 위장폐업 의혹을 제기한 해운대서비스센터를 관할하는 곳이다. 나 지회장은 전날 검찰에 출석하면서 “2014년 2월에도 명절을 앞두고 부산 해운대센터를 위장폐업해 동료들이 직장을 잃고 1년 가까이 복귀를 못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압수수색 장소인 경기도 용인의 경원지사는 2013년 10월 스스로 목숨을 끊은 노조원 최종범(당시 32세)씨가 일했던 천안 지역 서비스센터를 관할하는 곳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정황에 비춰볼 때 검찰은 삼성전자서비스 측의 위장폐업 의혹과 노조원을 상대로 한 표적감사 등 부당 노동행위 의혹을 염두에 두고 강제수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검찰은 2013년 제기됐다가 2015년 무혐의 처분을 내렸던 삼성그룹 노조 와해 의혹과 관련해 최근 수사를 본격화했다. 2월 삼성의 ‘다스 소송비 대납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삼성전자 서초·수원 사옥을 압수수색하면서 입수한 외장하드 4개에서 노조 대응 지침 문건인 ‘마스터플랜’을 포함해 부당 노동행위 의혹과 관련한 6,000여건의 문건을 찾은 것이다. 이들 문건 상당 수는 2013년 7월 설립된 삼성전자서비스지회 관련 대응 문건으로 전해졌다. 이 노조는 삼성전자의 사후서비스 업무를 담당하는 협력사 직원들로 이뤄졌다.
검찰은 조만간 지사 관계자들을 소환해 부당 노동행위가 있었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이어 조만간 삼성전자서비스를 포함한 그룹 임직원들 소환 조사에도 나설 계획이다.
/조권형기자 buz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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