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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실수로 바뀐 아들..외도 의심 끝에 이혼까지 ‘가정붕괴’

일본의 대형병원이 갓난아이가 뒤바뀌는 실수를 저지르고도 배짱으로 일관하다 뭇매를 맞고 있다. 자녀가 바뀐 집안은 외도를 의심한 끝에 부부가 이혼하는 등 비참하게 붕괴됐다.

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스틸




NHK는 최근 기사를 통해 어머니로부터 뒤늦게 진짜 가족이 아니라는 사실을 들은 51세 남성의 서연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도쿄에 위치한 쥰텐도대학 부속병원을 운영하는 학교법인은 51년 전 병원에서 태어난 아이가 뒤바뀐 점을 ‘너무나’ 뒤늦게 인정했다.

홈페이지를 통해 사실을 인정한 병원은 다만, 부모가 누군지 알려달라는 피해 남성에 대해 “그것까지는 전할 수 없다”고 입을 닫았다.

이 같은 충격적인 사실은 사실 병원 측이 아닌 부모가 먼저 밝혔다. 병을 앓던 남성의 부모는 3년 전 “사실을 끝내 알려주지 않은 채 내가 죽으면 영원히 진실이 묻힐 것”이라며 병원의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이야기했다.

모친은 지난 1973년 아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할 당시 병원 실수를 처음 눈치챘다. 남편과 자신의 혈액형이 모두 B형인데 아이만 A형이었기 때문이다. 학교 측에 수차례 확인한 모친은 아이를 낳은 병원을 찾아갔지만 관계자들은 “말해줄 수 없다. 억울하면 소송하라”고 맞섰다.



불행은 시작에 불과했다. 이야기를 전해 들은 남편은 아내의 외도를 의심했다. 결국 다투는 일이 잦아졌고 부부는 이혼하고 말았다. 친척집에 맡겨진 남성은 마음을 잡지 못해 고등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못했다. 아이를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는 자괴감에 여성은 마음의 병을 얻었다.

51년을 불행하게 살았다는 남성은 여전히 병원이 실제 부모가 누군지는 알려주지 않는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단 한 번이라도 부모가 누군지 알고 싶다. 상황이 악화되자 겉으로만 사과하면서 진실을 감추는 병원은 사라져야 한다”고 비난했다.

일본에서 이처럼 아이가 뒤바뀌는 일은 1970~1980년대까지 종종 벌어졌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이런 병원 실수로 다른 아이를 키운 두 가족의 이야기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를 연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기도 했다.

/서경스타 김주원 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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