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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한강 '흰', 맨부커상 최종후보 지명…두번째 수상하나

오는 5월22일 발표…해외 5명 후보와 경쟁

데버러 레비 “삶과 죽음에 대한 자전적 성찰…의도·형식·목적에 경탄” 리뷰

소설가 한강(48)이 ‘흰’으로 세계적인 권위의 문학상인 영국 맨부커 인터내셔널상 최종 후보에 또다시 올랐다. /서울경제DB




소설가 한강(48)이 ‘흰’으로 세계적인 권위의 문학상인 영국 맨부커 인터내셔널상 최종 후보에 또다시 올랐다. 지난 2016년 ‘채식주의자’로 맨부커상 주인공이 된 데 이어 두 번째다.

맨부커상 운영위원회는 12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한강의 ‘흰’(영문명 ‘The White Book’)을 포함한 6명의 최종 후보(shortlist)를 발표했다. ‘흰’은 지난달 12일 운영위원회가 심사한 전체 108편의 작품 가운데 1차 후보로 선정된 데 이어 다시 6편으로 좁혀진 최종후보에 뽑혔다. 이에 따라 수상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 셈이다. 한강이 이 상을 두 번째로 수상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맨부커상 운영위원회는 ‘흰’을 “애도와 부활, 인간 영혼의 강인함에 대한 책이다. 삶의 연약함과 아름다움, 기묘함을 탐구한다”고 소개했다.

소설과 시의 경계에 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 이 작품은 강보, 배내옷, 소금, 눈, 달, 쌀, 파도 등 ‘세상의 흰 것들’에 대해 쓴 65편의 짧은 글을 묶은 것이다. 세상에 태어난 지 두 시간 만에 숨을 거둔, 작가의 친언니 이야기에서 출발하는 ‘흰’은 삶과 죽음에 관한 깊은 성찰을 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흰’은 한국에서 2016년 5월 한강이 ‘채식주의자’로 처음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받은 직후 출간됐다. 영국에서는 ‘채식주의자’의 번역가인 데버러 스미스가 영어로 번역해 지난해 11월 출간됐다. 영국에서는 한국에서보다 더 뜨거운 반응을 얻었고, 출간 뒤 한 달도 되지 않은 작년 11월 말 가디언이 유명 작가들에게서 추천받아 소개하는 ‘2017 올해의 책’ 중 하나로 꼽히기도 했다.



이번에 한강의 ‘흰’과 함께 최종후보에 오른 다른 작품들은 이라크 작가 아흐메드 사다위의 ‘프랑켄슈타인 인 바그다드’(Frankenstein in Baghdad), 헝가리 작가 라슬로 크라스나호르카이의 ‘더 월드 고즈 온’(The World Goes On), 스페인 작가 안토니오 무뇨즈 몰리나의 ‘라이크 어 페이딩 쉐도’(Like a Fading Shadow), 폴란드 작가 올가 토카르추크의 ‘플라이츠’(Flights) 등이 있다. 이 중 라슬로 크라스나호르카이는 2015년 맨부커 인터내셔널상 수상자다.

가디언은 심사위원장인 리사 어피그나네시의 말을 인용해 심사위원들이 한강을 비롯해 두 명의 이전 수상작가들을 다시 뽑을 것이냐의 문제로 토론을 벌였다고 전했다. 어피그나네시는 “가장 좋은 작품을 뽑아야 한다는 데 모두 공감했다. 그리고 한강의 ‘흰’은 다른 작가의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채식주의자’와는 완전히 다르다”고 말했다.

앞서 가디언은 ‘흰’이 출간된 직후 유명 소설가 데버러 레비의 리뷰를 실어 이 작품을 자세히 소개했다. 레비는 “‘채식주의자’ 작가가 삶과 죽음에 관한 자전적 성찰을 힘있게 썼다”, “‘흰’은 신비로운 텍스트이고, 어떤 면에서는 세속적인 기도의 책이다. 나는 이 작품의 의도와 형식, 목적에 경탄한다”며 높이 평가했다.

최종 수상자는 오는 5월 22일 열리는 공식 만찬 자리에서 발표되며, 수상자와 번역가에게는 5만 파운드(약 7,600만원)가 수여된다.

맨부커상은 노벨문학상, 프랑스 공쿠르상과 더불어 세계 3대 문학상으로 불리며 영미권에서는 노벨문학상에 못지 않는 권위를 지니고 있다. 1969년 영국의 부커사가 제정해 영연방 작가의 소설 중 수상작을 선정하다가 다양한 문화권의 작품을 아우르지 못하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2005년부터 인터내셔널 부문을 신설했다. 격년제로 비(非)영연방 지역 작가의 작품을 대상으로 작가와 번역가에게 공동으로 상을 주다가 2016년부터 인터내셔널 부문을 매년 시상하는 것으로 개편됐다. /김주환 인턴기자 juju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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