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 영주시의 SK머티리얼즈 가스 생산공장에서 유독가스가 누출돼 주민이 긴급 대피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영주소방서·SK머티리얼즈 등에 따르면 13일 오전6시18분께 영주시 상줄동 가흥산업단지 SK머티리얼즈 공장에서 5톤 탱크에 담긴 육불화텅스텐(WF6) 1.8톤 가운데 일부가 새어 나왔다. 경북도 등은 누출량이 약 40㎏으로 추정된다.
육불화텅스텐은 물과 만나면 불산으로 변하고 들이마시면 호흡기가 심하게 손상될 수 있다. 소방당국은 현장에 출동해 가스가 누출되던 밸브를 차단하고 반경 3㎞ 안에 사는 주민 650명에게 긴급 대피하도록 유도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사고 당시 현장에는 작업자들이 있었으나 보호장비·안전장비를 착용하고 있어 피해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SK머티리얼즈는 오전7시30분께 누출 부위에 대한 조치작업을 완료했고 사고 피해 확산을 최소화하기 위해 즉각 자체 소방기동대를 출동시켜 방재작업을 벌였다고 밝혔다. 또 전문기관과 연락해 추가 방재작업도 벌였다. 또 공장 인근 주민에게 외출을 자제하도록 하고 측정기를 이용해 인근 지역에 육불화텅스텐이 유출됐는지를 점검하고 있다.
사고는 육불화텅스텐이 담긴 탱크에서 이어진 배관에서 발생했다. SK머티리얼즈 관계자는 “누출된 가스가 공기보다 무겁고 흰 연기처럼 보여서 사고 초기 화재로 오인한 것으로 보인다”며 “일단 2차 피해 예방을 위한 조치에 주력하고 있으며 누출의 원인도 파악할 것”이라고 말했다.
SK머티리얼즈는 LCD와 반도체 공정에 사용하는 특수가스를 만드는 업체다. 이 공장은 SK에 인수되기 전 OCI머티리얼즈 시절인 지난 2012년과 2013년에도 여러 차례 폭발이나 화재 사고가 난 바 있다. 이와 관련, 장용호 SK머티리얼즈 사장은 언론에 배포한 입장문을 통해 “영주 시민과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영주시, 시민과 공동으로 조사단을 구성해 공장 주변을 철저하게 조사하고 완벽하게 복원하겠다”고 말했다.
/영주=손성락기자 ss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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