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멀티플렉스 CJ CGV가 영화관람료를 올린 데 대해 시민단체들이 “납득하기 어려운 꼼수 인상”이라며 철회를 요구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와 한국YWCA연합회 등 11개 회원단체는 13일 서울 중구 CGV 명동역 영화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CGV가 600억원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을 소비자들에게 전가하려는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인상 철회를 요구했다. CGV는 임차료 인상, 관리비 증가, 시설 투자비 부담 등이 지속하고 있다며 지난 11일부터 영화관람료를 기존 가격에서 1,000원 인상했다.
그러나 단체들은 2017년 재무제표상 선물 옵션 등 파생상품 투자로 인한 손실 530억원을 포함해 총 600억원의 투자손실을 낸 점을 근거로 들며 CGV가 이 때문에 관람료를 올린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단체들은 “CGV는 2014년과 2016년 영화관람료를 인상해 매출액이 계속 증가하고 있는데도 영업이익은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다”면서 관람료 인상으로 막대한 투자손실을 만회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CGV는 물가 상승률에 비해 관람료가 적정하게 인상되지 않았다고 설명했지만, 2013∼2017년 평균 영화관람료 상승률은 9.9%로 소비자 물가상승률 5.0%를 훌쩍 뛰어넘는다”면서 “CGV의 이번 설명은 소비자를 조종해 알아서 따라오도록 만들려는 꼼수”라고 비판했다.
롯데시네마도 19일부터 관람료를 1,000원 인상하겠다고 이날 밝혔다. 메가박스도 관람료 인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단체들은 “독과점 구조의 전형인 국내 영화상영시장에서 48.7%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CGV의 이번 관람료 인상은 다른 상영관들의 도미노식 가격 인상을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장아람인턴기자 ram101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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