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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싱글라이프]휴식인家, 재테크인家…'집의 목적'부터 따져라

‘나 혼자 산다’의 첫 걸음, 집 구하기-탐색편

[집 활용도부터 구분]

단순히 임대로만 살지

투자도 고려해 매매할지 선택

[정보 획득은]

부동산 포털·다방 앱 등 많아

온라인 플랫폼 통해 손쉽게 가능

[자신에 맞는 방은]

임시 싱글족은 풀옵션 추천

인테리어 관심 있다면 필수 아냐

[주변 환경도 체크해야]

낮·밤 분위기 달라 파악 필수

세탁소·편의점 등 충분한지 확인





대학만 가면 독립이라고 외쳤다. 실패다. 주말부부도 괜찮다며 혼자만의 삶을 꿈꿨지만 3대가 덕을 쌓아야 한단다. 그렇게 원했던 ‘나 혼자 산다’를 이뤘지만 현실은 기러기 아빠 신세. 혼자 살기는 로망일 뿐일까. 멋지게 사는 싱글족을 상상했지만 준비 안 된 솔로 라이프는 초라하다. 바야흐로 1인 가구 전성시대다. 현재 네 집당 한 곳인 1인 가구 비중은 오는 2020년 30%를 넘고 2035년에는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혼자 살기를 넘어 혼밥·혼영·혼술·혼행이 자연스럽다. 혼자 사는 삶을 더 풍요롭고 즐겁게 만들어줄 ‘슬기로운 싱글 라이프’를 격주로 연재한다.

혼자 살기의 첫걸음은 집 구하기다. 집은 어떤 재화보다 비싸다. 그만큼 선택에 신중해야 한다. 맘에 안 든다고 쉽게 바꾸기도 힘들다. 처음부터 잘 골라야 한다. 일단 집의 목적을 파악하자. 온전한 휴식공간을 원하는지 아니면 다른 목적도 필요한지, 임대용인지 투자까지 고려한 매매인지에 따라 예산·지역 등이 달라진다.

요즘은 집 구하는 것도 온라인이 대세다. 닐슨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올해 1~2월 평균 930만명이 포털의 부동산 사이트와 다방·직방 같은 애플리케이션으로 집을 구했다. 2030을 중심으로 모바일 활용 비중이 급증하는 추세다.

여건에 따라 집의 선택 기준은 달라진다. 가족과 떨어져 잠시 혼자 생활하거나 결혼 계획이 있는 ‘임시 싱글족’은 옵션이 구비된 집을 선호한다. 반대의 경우나 집을 꾸미는 데 관심이 많다면 옵션이 필수는 아니다. 오피스텔·아파텔 같은 유형 또는 대학가 등에 위치한 주택에 풀옵션이 많다. 대학 때부터 원룸·빌라·아파텔 등에서 생활한 김민정씨의 최우선 조건은 ‘풀옵션’이다. 대학 때는 비용이 부담됐고 지금은 결혼해서 새로 살 생각을 하니 큰돈을 들이기 싫다. 지방 발령으로 주말부부가 된 임진혁씨도 마찬가지다. 평일에 잠만 잘 용도로 냉장고·세탁기·에어컨 등 옵션을 갖춘 원룸을 얻었다.

옵션을 포기하면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 김경미씨는 “옵션 때문에 신축을 택하는데 거기 들어가 있는 가구·가전을 전부 사도 집값 차이만큼 안 비싸다”며 집에 더 투자하는 편이다. 가성비 높은 집으로 건축연한 10~20년 정도 된 구옥 빌라를 선호하는데 “최근 지은 집은 부족한 대지에 건물을 올리다 보니 삼각형·오각형 방도 나와 공간 활용성이 떨어진다”며 “빌라가 아파트에 비해 실평수도 넓고 관리비도 저렴하다”고 추천했다. 대신 주차공간은 부족한 편이니 고려해야 한다.



조권형씨는 ‘투룸’을 고집한다. 자는 방과 노는 방으로 구분된 방 두 개에 부엌 겸 거실이 따로 있는 형태다. 대부분 10년 이상 된 다가구·다세대주택에서 찾을 수 있다. 10평 전후의 원룸보다 가격이 저렴하지는 않지만 ‘천혜의 전세’ 매물이 많은 것이 장점이다. 보증금 부담이 크더라도 통상 전세가 월세보다 주거비가 싸고 재테크 차원에서도 유리하다.

젊은 시절 홍대·경리단길 등 ‘핫 플레이스’에 살고 싶은 로망에 해당 지역을 주거공간으로 정했다가 후회하기도 한다. 밤에도 유동인구가 많다 보니 숙면을 취하기 힘들어서다. 유경험자들은 번화가라도 대로변에서 한 블록 정도는 들어간 곳을 권했다.

식당·편의점·세탁소 등 주변 편의시설이 충분한지도 미리 확인하고 평일과 휴일, 낮과 밤의 차이도 반드시 체크해야 한다. 권용민씨는 역세권인 것만 보고 아파트를 성급하게 매입했는데 “심야에는 택시가 가기 꺼리고 주변 상가는 휴일에 문 닫는 곳이 많아 식사도 쉽지 않다”며 후회하고 있다. 이런 경우 역세권인데도 투자 가치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전반적으로 남성은 저층을(특히 흡연자일수록) 선호하고 여성은 최소 2층 이상을 희망했다. 택배 수신이 편한지, 보안시설이 잘 갖춰졌는지도 여성들에게는 주요 고려 사항이다. 김민정씨는 “상대 얼굴을 확인할 수 있는 인터폰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것은 포기해도 채광과 풍향, 방음, 수압과 배수 같은 부분은 양보할 수 없는 부분이다. 덜컥 계약한 후에는 어찌할 방법이 없어 직접 집을 보고 확인해야 한다. 세입자라면 아무래도 한 건물에 집주인이 같이 거주하는 게 낫다. 관리에 좀 더 신경을 쓰고 문제가 생겼을 때도 해결이 빠른 편이다.
/김광수기자 br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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