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는 일본에서도 인기가 많다. 하지만 우리와 시각이 많이 다르다. 우리가 윤동주를 민족의 고난을 담은 ‘저항시인’으로 여기는 반면, 일본에서는 윤동주를 고난의 시대 속 생명과 사랑을 노래하는 휴머니즘 시인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일본인 작가의 책 ‘생명의 시인 윤동주’도 그 중 하나다.
저자는 NHK에서 윤동주 탄생 50주년을 기리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면서 윤동주의 자필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발견한다. 그는 여기서 표지 제목이 바뀐 점, 그리고 시집의 끝 시 ‘별 헤는 밤’에 추가로 덧붙여진 마지막 부분에 주목한다. 이를 근거로 저자는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생명을 노래한 것으로 보았다. 시집 제목이 ‘병원’에서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로 바뀌고 ‘별 헤는 밤’ 뒷부분에 “이름 묻힌 언덕 위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 거외다”라는 시어를 더한 것은 불멸을 노래하려는 것이었다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저자는 “암흑의 시대 속 ‘생명’에 대한 공감과 사랑이 그를 시대와 민족을 넘어 빛나는 영원한 시인으로 승화시켰다”고 설명했다.
일본인이 풀어내는 윤동주의 시 세계는 어색하다. 그래도 어두운 시대의 한 복판에서 예술혼을 불태우다 일본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비극적인 죽음을 맞은 젊은 시인의 삶을 다시금 돌이켜보게 한다. 2만6,000원
/우영탁기자 ta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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