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방송되는 SBS ‘궁금한 이야기Y’에서는 ‘부산 데이트폭력 사건, 남자친구는 어떻게 괴물이 되었나?’ 편이 전파를 탄다.
▲ 공포의 엘리베이터
지난 3월 22일, 한 cctv 영상이 SNS를 뜨겁게 달궜다. 영상에는 한 남성이 속옷이 다 보일 정도로 옷이 찢긴 채 기절한 여성의 팔을 잡고 짐짝처럼 엘리베이터에서 끌어내리는 장면이 고스란히 녹화되어 있었다. 더 놀라운 사실은, 화면 속 남성이 피해 여성인 이민하 씨(가명)의 전 남자친구라는 것이다. 제작진을 만난 민하 씨는, SNS에 공개된 장면은 사건 당일 남자친구인 박 모 씨(가명)가 그녀에게 휘두른 수많은 폭력의 일부일 뿐이라고 말했다.
사건은 민하 씨가 남자 친구인 박 씨에게 이별을 통보하면서 시작됐다. 매달리던 그를 만나주지 않자, 마지막으로 우편함에 넣은 자신의 편지만이라도 확인해달라는 박 씨의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는 민하 씨.. .하지만, 편지를 가지러가기 위해 문을 연 순간, 박 씨의 무자비한 폭력이 그녀를 덮쳤다는 것이다.
“(남자 친구가 저한테)흰 옷으로 갈아입으라고... 온 몸이 피로 덮일 때까지 때려야지 자기 기분이 풀릴 거니까.“
- 이민하씨 인터뷰 中
엘리베이터에서 민하 씨를 끌어낸 후 자신의 집에 가둔 채, 박 씨는 기절한 그녀의 얼굴에 물을 뿌려가며 고문과도 같은 폭행을 이어갔다고 한다. 결국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남자친구는 긴급체포 되었고, 감금 및 폭행혐의로 구속, 수사를 받게 되었다.
그런데 박 씨가 경찰에 체포된 직후, 민하 씨는 자신의 실명이 노출되는 SNS에 문제의 cctv영상과 함께 박 씨의 만행을 폭로하는 글을 올렸다. 게시물이 화제가 되면서, 그녀는 신상이 알려지고 박 씨의 친구들에게 폭언을 듣는 등 2차 피해에 시달려야 했다. 남자친구 측에서 자신의 소재지를 알까봐 불안해서 잠도 못 자고 있다는 민하 씨. 어딘가로 꼭꼭 숨고 싶다는 그녀는 왜 자신이 연인으로부터 폭행당했다는 사실을 SNS에 공개해야만 했던 걸까?
▲ ‘나 구속됐다...잘 말해줄 거지?’
박 씨의 이러한 폭행은 사건 당일 뿐 아니라, 두 사람이 사귀는 동안 지속적으로 행해져왔다고 민하 씨는 털어놓았다. 처음에는 물건을 부수는 정도였지만, 헤어지자고 하거나 자기 마음에 안 들면 폭력의 수위는 더 높아졌다는 것이다.
“의자 위에 앉혀놓고 몇 시간 째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하게 해요. ‘화장실은 저기 옆에 있는 페트병으로 해결을 해라.’ 감금이 끝나기 위해서는 다시 사귄다고 말을 해야 돼요.“
- 이민하(가명) 씨 인터뷰 中
박 씨는 경찰에 구속된 이후에도 ‘잘 말해줄 거지?’, ‘다른 남자 만나지 마라.’ 와 같은 내용의 메시지를 보내왔다.
약 세 달의 교제기간 중, 이러한 폭력을 막을 수 있는 기회는 없었던 걸까? 민하 씨는 박 씨로부터 처음 폭행을 당했던 날, 그를 경찰에 신고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불과 한 달 뒤인 지난 3월, 엘리베이터에서 더욱 심한 폭행을 당한 것이다. 경찰에 했던 처음의 신고는 어떻게 된 것일까? 민하 씨는 도대체 왜 폭력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것일까?
이번 주 ‘궁금한 이야기Y’는 데이트폭력의 피해자들이 겪어야만 하는 고통의 심각성과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은 무엇인지 알아본다.
[사진=SBS 제공]
/서경스타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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