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월화드라마 ‘키스 먼저 할까요’(극본 배유미/연출 손정현/제작 SM C&C)가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4월 17일 방송된 35~36회에서는 풀려야 할 사건과 상황들이 해결됐고, 열어야 할 마음들을 열면서 이야기의 종착역을 궁금하게 만들었다. 그 중심에 안순진(김선아 분)로 인해 달라진 남자 손무한(감우성 분)이 있었다.
이날 방송은 전체적으로 스토리 전개와 인물들의 감정이 극적으로 그려졌다. 오랫동안 이어진 안순진의 아픔이 일말이나마 해소됐고, 손무한은 처음으로 딸 손이든(정다빈 분)과 진심으로 마주했다. 안순진은 손무한의 도움으로 딸 죽음의 원인 제공자인 제과회사 박회장(박영규 분)에게 사과 받았다. 그의 사과가 진심일 리 없다고 판단한 손무한은 미리 언론에 그의 갑질 행태를 고발, 그의 발목을 옥죄었다. 긴 싸움을 끝내고 허탈한 마음으로 나온 안순진 앞에는 손무한이 있었다.
손무한은 안순진 덕분에 변화하기 시작했다. 안순진의 요구사항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고, 아픈 뒤 처음으로 딸 손이든에게 진심으로 다가섰다. 지금껏 손무한은 딸이 자신의 아픔을 알아챌까 두려워 딸을 애써 밀어냈다. 그러나 손이든은 아빠의 아픔을 알게 됐다. 넋이 나간 채 눈물을 뚝뚝 흘리는 딸을 본 손무한. 그는 슬픔을 감추며 돌아서려는 딸을 제 품에 안았다. 부녀의 애틋한 마음이, 이들에게 허락된 시간이 길지 않다는 상황이 안방극장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안순진의 감정, 손무한의 감정, 안순진과 손무한의 서로를 향한 감정, 손무한과 손이든의 감정. 극중 모든 인물들의 감정이 상황에 따라 큰 진폭으로 움직였다. 차곡차곡 극을 따라온 시청자들은 어느새 극중 인물들의 감정에 흠뻑 빠져 함께 웃었고 함께 눈물 지었다. 동시에 이토록 아프고 가여운 사람들에게 행복이 찾아오길, 꽃길이 펼쳐지길 더욱 애타는 마음으로 바라게 됐다 .
방송 말미 에필로그에서 손무한이 안순진의 요구사항들을 지키며 변화한 모습이 공개됐다. 늘 찬바람이 쌩쌩 불던 고독한 독거남이 아래층 이웃에게 “안녕하십니까. 501호입니다”라고 먼저 인사를 건넸고, 지적하느라 바빴던 회사 직원들에게는 “굿모닝”이라는 인사와 간식을 건넬 만큼 달라졌다. 청소 아줌마에게도, 경비 아저씨에게도. 먼저 인사하고 이름을 묻고 외우려고 했다.
손무한은 자신만의 방법으로 마지막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마냥 슬프지 않은 것은 안순진의 사랑으로 인해 시작된 변화이며, 그 사랑과 함께 서로에게 기적이 되어주고 싶은 두 사람의 진심이 있기 때문이다. 이날 두 사람은 함께 병원을 찾았다. 안순진은 손무한이 신약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입원을 강행하고자 했다. 희망 따위 버리고 존엄사를 준비했던 얼마 전의 손무한으로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 그만큼 안순진으로 인해 손무한이 달라진 것이다.
많은 시청자들이 “제발 손무한 살려주세요”를 외치고 있다. 동시에 이 바람이 이뤄질지 애타는 마음으로 드라마를 지켜보고 있다. 손무한의 변화가 운명을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게 만들지, 이들 앞에 행복 꽃길이 펼쳐질 수 있을지 기대하게 한다. 손무한과 안순진이 서로에게 그렇듯, 시청자 역시 무진 커플에게 기적이 찾아오길 바라며 ‘키스 먼저 할까요’ 마지막을 기다리고 있다.
한편 종영까지 단 1주 만을 남겨둔 리얼멜로 SBS 월화드라마 ‘키스 먼저 할까요’는 월, 화요일 밤 10시 SBS에서 방송된다.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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