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디지털이 만나 새로운 독서풍경을 만들어 내고 있다. 월정액 독서 어플리케이션과 시(詩)를 소개하는어플리케이션이 크게 주목받는가 하면 출판사 북클럽 회원이 돼 책과 독서 감상을 공유하는 문화가 자리 잡았다.
독서인들 사이에서는 ‘출판계의 넷플릭스’라 불리는 ‘밀리의 서재’와 ‘리디북스’가 화제다. ‘밀리의 서재’는 지난해 10월 출시된 전자책 구독 서비스로 월 9,900원으로 매달 10권 이상의 책을 볼 수 있다. 베스트셀러부터 인문학, 자기계발서 등 2만여 권이 서비스되고 있으며, 유료 회원수는 1만 명 이상이다. 앞서 전자책 시장에 진출한 ‘리디북스’는 160만 권의 도서를 서비스 중이다. 회원수는 277만 명, 도서 누적 다운로드수는 2억9,000만 권, 등록된 독서 노트 수 6,200만 건에 달한다.
이러한 전자책 서비스는 무엇보다 독서와 책 구매에 대한 부담감을 낮추는 것이 장점이다. ‘밀리의 서재’ 김태형 콘텐츠사업 팀장은 “표지 혹은 제목이 이끌려 책을 구입했다가 자신에게 맞지 않았을 경우의 부담을 줄이고, 출퇴근길에 부담스럽지 않게 책을 접할 수 있는 게 전자책 서비스의 가장 커다란 장점”이라며 “여기에 전자책 대여로 독서를 하다가 전자책 혹은 종이책 구매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리디북스의 한 관계자는 “전자책은 발췌독, 메모, 하이라이트 등 편리한 기능과 즉시 읽기가 가능하고, 해외에서도 쉽게 이용, 병렬 독서,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기 좋은 여러 장점을 가지고 있다”며 “특히 공간을 거의 차지하지 않아 책을 많이 이용하는 2030 독자층에선 종이책과 전자책을 병행하며 이용하는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짧고 인상적인 글’이 주목받는 디지털 시대를 맞아 시(詩)가 다시 부상하며, 창비사의 시 큐레이션 어플리케이션 ‘시요일’도 화제가 되고 있다. ‘시요일’은 현대대표시부터 창비시선, 동시, 청소년시까지 3만4,000여 편의 시를 확보해 차별화된 ‘시 큐레이션 서비스’를 하고 있다. 미디어 창비 박신규 출판본부장(시요일 기획위원)은 “시의 특징이 단문 콘텐츠다. 이 때문에 SNS에 시가 최적화된 것 콘텐츠라고 생각한다”며 “여기에 시 한 권을 다 읽는 것은 어렵지만 하루에 한 편씩 읽는 것은 그다지 부담스럽지 않은 데다 하루 한 편의 시는 감수성에 좋은 영향을 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북클럽’도 독서 문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출판사로는 처음으로 지난 2011년 ‘민음 북클럽’을 시작해 누적회원이 3만 명에 이르는 등 압도적인 회원수를 자랑한다. 최근에는 8기 회원 모집에는 2,500명이 가입해 줄 모르는 인기를 증명했다. 민음 북클럽 8기는 연회비 3만 3,000원으로 민음사의 세계문학전집 3권과 북클럽 회원 만을 위한 특별 에디션 중 2권을 선택해 총 5권의 도서를 받아볼 수 있으며, ‘손끝으로 문장읽기’ 와 ‘밑줄 긋고 생각 잇기’ 등 책을 읽고 소셜네트워트서비스(SNS)에 기록하는 소셜리딩(social reading) 프로그램에 참여할 자격이 주어진다. 민음사 마케팅부 정대용 이사는 “민음 북클럽의 궁극적인 목표는 독서의 가치와 즐거움을 공유하여 새로운 독자를 발굴하는데 있다”며 “기존 독자와의 관계를 강화함은 물론, 책을 읽는 사람들이 많아질 수 있도록 독서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문학동네, 트레바리 등도 유료 북클럽 서비스를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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