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세인트나인 마스터스(20~22일)가 열리는 경남 김해의 가야CC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개최지 가운데 손꼽히는 장거리 코스다. 파(기준타수) 72에 전장이 6,810야드로 평균적인 코스의 6,500야드 안팎보다 300야드 이상 길다. 솟아 있는 ‘포대 그린’이 많아 긴 티샷과 높은 탄도의 세컨드 샷이 필수다. 지난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5차례 치러진 이 대회의 우승자들도 양수진·백규정·박성현 등 대부분 장타자였다.
올해 역시 장타자들이 우승후보로 꼽힌다. 그중에서도 김민선(23·문영그룹)과 최혜진(19·롯데)의 대결이 흥미롭다.
김민선은 바로 지난해 우승한 디펜딩 챔피언이다. 데뷔 이후 장타 부문 6위 밖으로 밀린 적이 없는 김민선(지난해 3위·평균 259야드)은 이 대회 첫 출전이던 2014년 5위를 시작으로 2016년 준우승, 지난해 우승을 차지했다. ‘김해 여왕’으로 불릴 만하다.
이에 맞서는 강력한 신인왕 후보 최혜진은 ‘김해 소녀’다. 김해에서 나고 김해동광초등학교 3학년 때 골프에 입문한 최혜진은 어릴 때부터 가야CC에서 실력을 키웠다. 이번 시즌 3개 대회에 출전한 그는 드라이버 샷 거리 평균 265야드로 이 부문 2위에 오른 장타자. 김민선은 2연패, 그리고 지난해 12월 베트남에서 치른 2018시즌 개막전 효성 챔피언십에서 KLPGA 투어 사상 첫 신인 개막전 우승을 차지한 최혜진은 시즌 2승에 도전한다.
장타 1위(266야드)를 달리는 김아림(23·ABI저축은행), 장하나(26·비씨카드), 박지영(22·CJ오쇼핑), 오지현(22·KB금융그룹)도 장타를 앞세워 우승을 노린다. 지난달 한국투자증권 챔피언십에서 국내 복귀 후 첫 승을 차지한 장하나는 미국 진출 전 이 대회에서 2013년 7위, 2014년 준우승을 기록했다.
장타자로 분류되지 않는 선수 가운데는 김지현(27·한화큐셀)의 우승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정교한 아이언 샷을 자랑하는 김지현은 직전 대회인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에서 제주의 강풍을 뚫고 시즌 첫 우승(통산 4승)을 차지했다. 김지현은 “코스가 길어 장타자에게 유리하다는 평가가 많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전장이나 코스 상태가 아닌 집중력이라고 생각한다. 샷마다 집중해서 치면 좋은 스코어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며 2개 대회 연속 우승에 대한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대회조직위원회는 1라운드 조 편성에서 김민선·최혜진·김지현을 한 조로 묶어 흥행 카드로 내세웠다. 이들은 20일 오전8시30분 10번홀에서 샷 대결을 시작한다.
이밖에 지난해 이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배선우(24·삼천리), 나란히 공동 4위를 기록한 이승현(27·NH투자증권), 김민지(23·새마을금고), 그리고 이번 시즌 감각이 좋은 지한솔(22·동부건설), 하민송(22·롯데) 등도 지켜볼 만하다. 지난해 전관왕 이정은(22·대방건설)은 미국 원정 뒤 휴식을 취한다.
/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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