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여제’ 박인비(30·KB금융그룹)와 남자골프 ‘기대주’ 김시우(23·CJ대한통운)가 우승 문턱에서 돌아선 아쉬움을 뒤로 하고 다시 정상을 향해 샷을 날린다.
박인비는 19일 오후(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의 윌셔CC(파72·6,450야드)에서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휴젤-JTBC LA 오픈(총상금 150만 달러)에 출전한다. 한국의 미용 의약품 기업 휴젤과 종합편성채널 JTBC가 후원하는 이 대회는 올해 신설됐다.
지난달 파운더스컵에서 시즌 첫 우승을 신고한 박인비는 최근 2개 대회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메이저대회인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준우승, 지난주 롯데 챔피언십에서 공동 3위로 좋은 흐름을 이어갔지만 가시권에 있던 우승을 막판에 놓쳤다. ANA 인스퍼레이션에서는 8개 홀까지 치른 ‘1박2일’ 연장 혈투 끝에 페르닐라 린드베리(스웨덴)에게 우승컵을 내줬다. 롯데 챔피언십에서는 마지막 라운드 17, 18번 홀 연속 짧은 파 퍼트 실패로 추격의 힘을 잃었다. 그 때문에 박인비(세계 3위)는 현재 1위인 펑산산(중국)과 나란히 공동 3위로 마치면서 1인자 자리 탈환을 미뤄야 했다.
‘반등 전문가’ 박인비는 이번 LA 오픈에서 다시 한 번 시즌 2승과 함께 통산 20승 위업에 도전한다. 박인비는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오뚝이처럼 일어섰다. 최근 2년간 엄지손가락과 허리 등의 부상으로 시즌을 일찍 접어야 했던 그는 지난 2016년에는 리우올림픽 출전을 강행해 믿을 수 없는 플레이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올해도 조기에 첫 우승을 수확하며 완벽한 부활을 알렸다. 직전 2개 대회에서 아쉬움을 겪은 박인비는 새로운 분위기의 신설 대회에서 또 한 번의 반등을 준비하고 있다. 승수 추가는 없었지만 박인비는 이번 시즌 상금, 올해의 선수 포인트 등 주요 부문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우승 길이 수월하지만은 않다. 이번 대회 출전자 명단은 메이저대회 부럽지 않게 화려하다. 세계랭킹 25위 이내 선수 중 21명이 대거 나온다. 박인비를 제치고 우승을 차지한 린드베리와 헨더슨, 세계 1위를 위협 받는 펑산산도 출전한다. 맏언니 지은희(32·한화큐셀)와 유력한 신인왕 후보 고진영(23·하이트진로)은 시즌 두 번째 우승을 노리고 지난해 상금왕 박성현(25·KEB하나은행), 전인지(24·KB금융그룹), 김효주(22·롯데), 김세영(25·미래에셋), 유소연(28·메디힐) 등은 시즌 첫 우승 사냥에 나선다.
김시우는 같은 기간 텍사스주 샌안토니오TPC(파72·7,435야드)에서 열리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텍사스 오픈에 출격한다. 김시우는 16일 끝난 RBC 헤리티지에서 최종일 후반부에 짧은 퍼트를 여러 차례 놓치며 다 잡았던 우승을 날렸다. 17번홀에서 2m 파 퍼트를 놓쳐 공동 선두를 허용한 뒤 마지막 홀에서 1.8m 기회를 버디로 연결하지 못해 연장전 끝에 우승컵을 고다이라 사토시(일본)에게 넘겨줬다.
2016년 윈덤 챔피언십, 2017년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을 제패한 김시우는 통산 3승 달성이 무산됐지만 최고 권위의 마스터스 공동 24위에 이어 준우승을 차지하며 자신감을 키웠다. 올 시즌 4차례 톱10에 올라 한층 향상된 기량을 보이고 있기도 하다. 이번 텍사스 오픈에 세계랭킹 10위 이내 선수 중에는 지난해 마스터스 챔피언인 10위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가 유일하게 출전 신청을 했다는 것도 반가운 소식이다. 김시우는 이번 대회 뒤로 2개 대회를 건너뛰고 ‘제5의 메이저’로 불리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5월10~13일) 타이틀 방어에 나설 예정이다.
/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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