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하는 ‘2018년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과 미 경제 전문 매체 포춘의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지도자 50명’ 모두에 이름을 올렸다. 남북·북미 정상회담 합의 등 한반도 대화 국면을 이끌어낸 공로와 경제·사회 개혁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타임지가 19일(현지시간) 발표한 2018년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함께 문 대통령이 포함됐다.
문 대통령에 대한 설명 글을 작성한 마크 리퍼트 전 주한 미국 대사는 지난 2015년 흉기 피습 당시 야당 지도자로 병문안을 온 문 대통령이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는 한국 속담을 인용했다는 일화를 소개하며 한반도 문제에서 위기를 기회로 바꾼 그의 외교술을 높이 평가했다. 리퍼트 전 대사는 “2017년 대선에서 당선된 후 문 대통령은 북한과 관련해 극적인 변화를 만들어냈다”며 “김정은의 여동생을 평창동계올림픽에 초청해 남북 정상회담에 동의를 받아내고 이어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을 중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퍼트 전 대사는 이어 “문 대통령은 이제 불법 핵무기와 미사일 프로그램을 평양에서 제거하는 일을 이끌어야 한다”며 “협상은 쉽게 깨질 수 있지만 이 난제를 해결하는 것이 한반도와 아시아·세계의 미래를 규정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포춘이 이날 공개한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지도자 50명 명단에서 미국 총기 반대 운동을 주도하는 학생들, 빌 게이츠 부부, 미투 운동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포춘은 “문 대통령은 전임자가 부패로 탄핵당한 불행한 상황에서 취임했지만 더 공정한 경제를 만들기 위한 개혁안을 빠르게 입안했다”고 평가했다. 포춘은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대화를 주선하는 전향적인 역할을 담당했다”면서 “북미 정상회담은 한반도 화해의 전주곡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타임의 ‘영향력 있는 100인’에 포함된 김 위원장에 대한 설명은 탈북 작가 이현서씨가 작성했다. 이씨는 한반도의 대화 기류를 언급하며 “김정은이 이제까지처럼 굉장히 나쁘지 않을 수도 있다는 희망을 불러일으켰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씨는 “2011년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를 배운 김정은이 집권했을 때 희망을 품었지만 그는 아버지보다 더했다. 북한에서는 강제노동소에서 10만명이 고문을 당하고 죽는다”며 “김정은은 지구상에서 가장 위험한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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