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플레이가 강점인 이소영(21·롯데)이 ‘장타 코스’에서 4타 차 열세를 뒤집고 1년9개월 만에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이소영은 22일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스(총상금 6억원) 3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1개로 5타를 줄여 최종합계 9언더파 207타로 정상에 올랐다. 공동 2위 장하나(26), 오지현(22), 남소연(27), 안나린(22·이상 7언더파)을 2타 차로 따돌렸다.
경남 김해의 가야CC 신어·낙동 코스(파72·6,810야드)는 전장이 길다. 드라이버 샷 260야드를 쉽게 보내는 이소영도 양수진, 백규정, 박성현, 김민선 등과 함께 역대 장타자 챔피언 대열에 합류했다.
아마추어 시절 국가대표로 맹활약했던 이소영은 KLPGA 투어 데뷔 해인 2016년 7월 초정탄산수·용평리조트 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하며 강자의 등장을 알렸다. 치열한 경쟁 끝에 신인상을 ‘핫식스’ 이정은(22·대방건설)에 넘겨주기도 했다. 지난해 18차례 톱10에 입상하는 꾸준함으로 상금랭킹 20위를 차지했지만 우승이 없어 아쉬움을 남겼던 이소영은 이번 시즌 다섯 번째 대회에서 생애 두 번째 우승을 수확하며 존재감을 재확인시켰다. 1억2,000만원을 받은 그는 시즌상금 4위(1억4,454만원)에 올랐다.
전날 선두 조윤지(27·삼천리)에 4타 뒤진 공동 9위였던 이소영은 이날 10번홀까지 버디만 4개를 잡아내 선두로 치고 나갔다. 3라운드에 나선 65명 중 14명만이 언더파 스코어를 낸 가운데 이소영은 장타와 공격적인 플레이로 유일하게 4개의 파5홀에서 모두 버디를 챙겼다. 13번홀(파3)에서 유일한 보기를 범해 잠시 전우리에 공동 선두를 허용했으나 14번과 16번홀에서 버디를 보탰다. 먼저 경기를 마친 이소영은 추격자들이 격차를 좁히지 못해 2타 차 우승이 확정된 뒤 동료들로부터 축하 물세례를 받았다.
전날 단독 2위에 올라 시즌 2승을 노렸던 장하나는 버디·보기 1개씩으로 제자리걸음에 그쳤다. 부부 프로골퍼 출신 전규정·노유림의 딸인 전우리(21)는 5번홀(파4) 트리플보기에 발목을 잡혀 생애 첫 우승을 미루고 3타 차 공동 6위(6언더파)로 마쳤다. 선두로 출발한 조윤지는 4타를 잃고 공동 12위(4언더파)로 밀렸고 김해 출신의 신인왕 후보 최혜진(19·롯데)은 공동 18위(이븐파)로 대회를 마감했다.
챔피언 이소영은 “하와이에서 열린 롯데 챔피언십에 갔다 온 직후라 욕심내지 않았고 선두와 4타 차여서 우승은 생각도 못 하면서 내 플레이만 했다”며 “어제 2라운드 때 벌에 팔을 쏘였는데 좋은 벌이었던 것 같다”며 웃었다.
/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mypark@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