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우는 2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서울경제스타 사옥에서 JTBC 월화드라마 ‘으라차차 와이키키’(극본 김기호 송지은 송미소, 연출 이창민) 종영 인터뷰를 가졌다.
‘으라차차 와이키키’는 저마다의 사연을 가진 청춘들이 망할 위기에 처한 게스트하우스 와이키키에서 펼치는 포복절도 에피소드를 담은 드라마. 이주우는 극 중 도도하고 쿨해 보이지만 알고 보면 허당인 민수아 역을 유쾌하게 소화했다.
이주우는 김정현, 이이경, 손승원, 정인선, 고원희와 호흡을 맞췄다. 게스트 하우스 ‘와이키키’에 모인 여섯 명의 남녀는 청춘을 대변했다. 마치 시트콤 같은 호흡으로 연신 웃음을 자아냈지만 그러면서도 녹록치 않은 현실을 쌉싸름하게 표현했다.
이주우는 앞서 ‘돌아온 복단지’ 인터뷰를 마치며 “제 나이 또래 친구들이 공감할 수 있을 청춘드라마를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우연인지 운명인지 더할 나위 없는 청춘드라마에 캐스팅됐다. 바랐던 결의 작품인 만큼 종영 소감도 특별할 것 같았다.
“수아라는 캐릭터 나이도 29세이고 저도 29세다. 그러다보니까 한 마디로 찰떡같은 느낌이 들었다. 거의 비슷한 나이대의 좋은 배우들을 알게 되니까 저도 모르게 더 으쌰으쌰하는 분위기도 났다. 젊지만 젊어지는 것 같은 느낌이 실제로 들더라. 그래서 진짜 저희는 ‘으라차차 와이키키’스럽게 촬영을 했다.”
그는 자신에게 ‘와이키키’란 어떤 작품이냐는 물음에 ‘청춘 힐링’이라고 대답했다. “내 청춘을 보여주기도 했고 그 결과물을 내가 다시 보면서 힐링을 받았다”며 드라마 OST 중 ‘잘하고 있어’라는 노래를 소개했다. 나중에 꺼내보며 ‘정말 열심히 했구나’ 말할 수 있는 작품이 남았다.
-배우들끼리 사이가 정말 좋은 것 같다.
“아무래도 배우들이 돈독해질 수밖에 없는 내용들밖에 없었다. 뛰거나 분장을 하거나 체력을 요하는 내용이 너무 많았었기 때문에 그런 신 하나만 찍어도 다들 정말 친해지고 돈독해질 수밖에 없었다.”
-구체적인 호흡을 말해줄 수 있나.
“김정현과 손승원 저까지 동갑내기다. 정현이는 되게 묵직하다. 연기에 대한 생각이 깊어서 많이 배웠다. 이경 오빠는 여섯 명 중 제일 맏형이었다. 리더십을 충분히 발휘했다. 여섯 명이서 같이 나오는 장면을 찍을 때도 아이디어를 많이 내줬다. 승원이는 편하게 연기할 수 있게 도와줬다. 나중이 되니 장난도 많이 치더라.”
“사실 제가 맏언니인데 인선이가 맏언니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되게 성숙하고 듬직하다. 오히려 제가 연기적인 고민을 많이 이야기했다. 동생인데도 기대고 싶더라. 원희는 리허설의 여왕이었다. 리허설에서 100%를 연기해서 보여주는 친구다. 원희를 보면서 그런 부분을 많이 배우고 저 자신도 돌아봤다.”
-코믹한 장면이 많았다. 부담감은 없었나.
“부담이라기보다도 웃길 수 있을까 의문이 계속 들었다. 사실 남자 배우들이 웃기는 것은 조금 더 호의적으로 다가온다. 여자 배우가 코믹을 찍었을 때 자칫 잘못하면 엉성해 보일 수 있고 비호감으로도 보일 수 있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 감독님이 많이 도와주시고 작가님도 뒤에는 저를 녹여서 에피소드를 만들어주셨다. 우려와는 달리 촬영을 잘 했다.”
-N포 세대 등 청춘을 대변하는 이야기이기도 했다.
“공감 많이 됐다. 동구가 영화감독의 꿈을 찾기 위해 포기하는 부분이 있었다. 절대 싸구려는 안 찍는다고 하다가 결국 아이 돌잔치 영상을 찍어주는 게 공감됐다. 또 준기가 처음으로 커다란 역할을 맡는 장면이 있다. 혼자 방에 들어가서 대본을 끌어안고 우는데 많이 공감이 됐다.”
-전남친의 친구 손승원과 러브라인이 이어졌다.
“그 부분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는데 의외로 작가님이 더 쿨하게 받아들이시더라. 그런 사이도 있다고. ‘아 있구나’하고 그냥 그대로 연기를 했던 것 같다. 사실 ‘으라차차 와이키키’라는 드라마에 대해 깊게 받아들이시지 않더라. 오히려 ‘너무한 거 아니냐’는 반응이 있어도 드라마 팬분들이 나서서 옹호해주신다. 드라마인데 그럴 수도 있는 거 아니겠냐고. 덕분에 더 힘을 얻어서 연기를 했다.
-캐릭터가 도도했다가 허당으로 점차 변했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귀엽게 변화된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 좋아하고 있다. 초반에는 더 쿨하고 도도한 척 하려고 노력했다. 수아라는 캐릭터가 저런(도도한) 애였는데 알고 보니 이런(귀여운 면이 있는) 아이라는 느낌을 주기 위해 앞부분에서 더 힘을 줘서 연기할 필요가 있었다.”
-역할 뿐만 아니라 배우로서 이미지 변신도 했다.
“봐주시는 분들의 눈빛이 달라진 것 같기도 하다. 예전에는(악역을 연기할 때) 어르신분들이 알아봐주실 때도 위아래로 훑는 느낌이 있었다. 이제는 눈을 바라봐주시고 훑지도 않으신다. ‘어? 혹시?’라는 느낌으로 변하기도 했다.
-다음에는 어떤 작품을 해보고 싶은가.
“밝은 역할을 조금 더 해보고 싶다. 밝다는 게 하나만 있는 게 아니다. 여러 종류의 밝음이 있는데 그런 여러 종류의 밝음을 디테일하게 다르게 도전을 해보고 싶다. 로맨스는 항상 해보고 싶은 것 같다. 그런데 로맨스가 어렵더라. 어떤 눈빛을 주고받는다든지 아주 조그마한 디테일로 시청자들을 떨리게 만들어야 한다. 그걸 살려내는 게 어렵기도 하고 매력적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꼭 한번 도전해보고 싶다.”
/서경스타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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