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회담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청와대가 새로 단장한 판문점 평화의집 내부를 25일 공개했다. ‘환영과 배려, 평화와 소망’이라는 주제로 가구·그림 하나하나에 이야기를 담아 성공을 기원했다.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남북 정상이 동시에 입장한 후 마주 앉아 ‘핵 담판’을 할 2층 회담장이다. 만남의 제목인 ‘2018 남북정상회담’을 따서 테이블 폭을 2,018㎜로 제작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약 2m 거리에서 마주 앉아 한반도 주요 사안을 논의한다는 의미다. 테이블은 사각형이 아닌 라운드형 상판으로 제작했고 다리는 두 개가 하나로 합쳐지는 모습을 모티브로 했다.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은 “70년 남북 분단이라는 심리적 거리감을 줄이고 둘러앉아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눌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정상이 앉을 의자 등받이 위에는 제주도, 울릉도, 독도까지 그려진 한반도 문양을 새겼다. 배석자의 것보다 조금 크게 제작했고 흰색으로 배석자 의자의 노란색과 차별화했다. 정상용 의자 양옆에 3개씩 총 14개의 의자가 놓였다.
회담장 벽면에는 신장식 작가의 ‘상팔담에서 본 금강산’이 걸렸다. 남북 화해의 상징인 금강산 그림을 선택했다. 청와대는 “회담장 바닥은 푸른 계열의 카펫을 깔아 한반도의 푸른 기상을 상징했고 전통 한지 창호를 설치해 사랑방에서 허심탄회한 대화가 이뤄지는 느낌이 나도록 했다”고 소개했다.
주 목재는 호두나무다. 청와대는 “호두나무처럼 휨이나 뒤틀림 없이 신뢰로 맺어질 남북관계를 기원하는 의미”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양 정상이 처음으로 앉아 이야기를 나눌 1층의 환담장도 백의민족 정신을 담아 한지와 모시를 주 소재로 썼으며 고 부대변인은 “한지 창호로 둘러싸인 안방에서 따듯하게 손님을 맞이하는 분위기를 연출했다”고 설명했다.
곳곳에 걸린 그림에도 관심이 쏠린다. 양 정상의 첫 기념사진 촬영의 배경이 될 1층 로비 정면에는 민정기 작가의 ‘북한산’을 배치했다. 청와대는 “역사상 처음으로 남한 땅을 밟는 북한 최고지도자를 서울 명산으로 초대한다는 의미”라며 “서울에 있는 산이지만 이름은 ‘북한’산인 점도 고려했다”고 전했다. 만찬을 함께할 3층 연회장 주빈석 뒤에는 신태수 작가의 ‘두무진에서 장산곶’을 배치했다. 백령도 주변 모습으로 분쟁의 상징이었던 서해를 평화의 보금자리로 만들고자 하는 의도로 선정했다. ‘꽃의 왕’인 작약(모란)과 우정을 뜻하는 박태기나무, 평화 꽃말을 가진 데이지, 비무장지대(DMZ)에 자생하는 야생화 및 제주 유채꽃도 곳곳에 놓았다.
한편 남북은 25일 평화의집에서 합동 리허설을 열었다. 정상이 만나는 시간과 동일한 때 진행했다. 정상회담 배석자에도 관심이 쏠린다. 수행원 전원이 참석하면 임종석 정상회담준비위원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서훈 국가정보원장, 강경화 외교부 장관, 조명균 통일부 장관, 송영무 국방부 장관 등이 앉을 수 있다. 4자회담으로 줄면 문 대통령을 포함해 임 위원장과 정 실장, 서 원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수행단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 박영식 인민무력상, 리용호 외무상 등이 거론되며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의 동행 및 배석 가능성이 제기된다. /판문점=공동취재단·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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