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해리스 전 미국 태평양사령부(PACOM) 사령관이 16개월째 공석인 주한 미국대사에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해 한미 외교 라인의 장기 공백을 서둘러 메워야 한다는 시급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25일 AP통신에 따르면 줄리 비숍 호주 외무장관은 전날 존 설리번 미 국무장관 대행으로부터 해리스 주호주대사 지명자가 주한 미국대사로 재지명됐다는 결정을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지난 2월 호주대사에 지명된 해리스 전 사령관은 당초 24일 상원 외교위원회의 인준 청문회에 출석할 예정이었지만 전날 밤 정부가 갑작스럽게 취소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백악관 고위관계자를 인용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지명자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지명을 건의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 재가가 나면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현재 주한 미국대사는 마크 리퍼트 전 대사의 이임 이후 16개월 동안 공석으로 마크 내퍼 대사대리가 임무를 대행하고 있다. 앞서 한국계인 빅터 차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가 주한 미국대사에 지명됐다가 올 1월 석연찮은 이유로 철회되기도 했다.
해리스 전 사령관은 일본계 모친과 일본 요코스카 미군기지에서 해군 중사로 복무했던 부친을 둔 보수 성향의 인사로 2015년 주한미군사령부를 휘하에 둔 태평양사령관에 취임했다. 북한과 중국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보여온 만큼 실제 주한 미국대사로 취임할 경우 한반도 문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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