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미국의 합동참모본부처럼 육해공 지휘부를 아우르는 ‘통합사령부’를 자위대 내에 상시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아베 신조 정권 출범 이후 부상 중인 군국주의에 속도를 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산케이신문은 25일 방위성이 육상·해상·항공자위대를 일원화해 지휘하는 통합사령부 창설을 검토 중이며 연내 개정될 ‘방위계획의 대강(방위대강)’과 ‘중기방위력정비계획’에 명기하는 방안에 대해 막판 조정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방위대강은 10년 단위로 마련하는 일본 정부의 핵심 방위전략이다. 중기방위력정비계획은 4년 단위로 방위력 정비와 운영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담은 것으로 이번 개정계획은 오는 2019~2023년에 적용된다.
일본 자위대에서는 한국의 합참의장에 해당하는 통합막료장이 있지만 육상·해상·항공 등 3개 자위대 조직이 개별적으로 운영된다. 역할도 총리나 방위상의 지시를 전달하는 데 한정돼 있다. 그동안은 대형재해 등 사안이 발생할 때만 통합임무부대(JTF)가 임시기구로 설치됐는데 이번에 통합사령부가 생기면 통합사령관이 3개 자위대를 일원적으로 지휘해 유사시 더욱 신속하고 종합적인 대응능력을 갖추게 된다고 신문은 전했다.
방위성은 통합사령부 설치에 대해 북한과 중국의 위협 때문이라는 명분을 내걸었다. 미사일 외에 사이버공격 등 다양한 방식의 공격이 벌어질 때 이를 통합해 대처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일본은 그동안 제국주의 시절에 대한 반성으로 군부에 영향력이 집중되는 것을 막기 위해 자위대에 통합조직을 두는 것을 꺼려왔다. 하지만 아베 정권 출범 이후 군국주의가 부상하면서 종전과는 반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지난달에는 육상자위대 창설 이후 64년 만에 처음으로 사령부인 ‘육상총대’를 발족한 바 있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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