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유명 음악상인 ‘에코 뮤직 어워드’가 수상자들의 반(反)유대주의 가사 논란으로 인해 올해를 마지막으로 없어지게 됐다.
25일(현지시간) 독일음악산업협회(BVMI)는 올해 ‘에코 뮤직 어워드’에서 수상한 2인조 래퍼의 곡에 반유대주의 가사가 포함돼 논란이 일어나자 ‘에코 뮤직 어워드’ 자체를 아예 폐지하기로 밝혔다. dpa 통신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BVMI는 “에코 브랜드가 심각하게 손상돼 완전히 새로운 시작이 필요하다”면서 “‘에코 뮤직 어워드’는 더 이상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우리는 이러한 실수가 다시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에코 뮤직 어워드에서 힙합 부문 상을 받은 2인조 래퍼 ‘콜리가와 파리드 방’이 지난해 12월 발매한 음반 타이틀 곡 ‘0815’에는 “나는 다른 홀로코스트를 하고 있다”, “그들의 시체는 아우슈비츠 죄수들보다 더 윤곽이 뚜렷하다”는 가사가 담겼다. 이 음반은 20만 장 이상이 팔렸다.
논란이 일어난 뒤 베를린 슈타츠카펠레의 종신 음악감독 다니엘 바렌보임 등 에코 뮤직 어워드의 역대 수상자들은 항의의 표시로 상을 반납하기도 했다. 바렌보임은 성명에서 “레퍼의 가사가 명백하게 반유대주의적, 여성혐오적, 동성애혐오적”이라고 비판을 가했다.
궁지에 몰린 레퍼들은 사과를 하고 10만 유로를 반유대주의에 맞서는 캠페인에 기부했으나 비난 여론을 무마하지는 못했다. BVMI는 에코 유직 어워드를 대체할 새로운 음악상을 만들기 위해 오는 6월께 워크숍을 열 계획이다. /김주환 인턴기자 juju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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