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여곡절 끝에 오는 7월 중순 영국을 방문한다. 지난해 1월 취임 이후 17개월이 지나서야 성사되는 트럼프 대통령의 영국 방문은 정상외교 의전 중 가장 낮은 단계인 실무방문 형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26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7월13일 영국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영국 총리 대변인도 이 같은 일정을 확인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방문 중 테리사 메이 총리와 양자회담을 열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대통령이 ‘가장 가까운 동맹’으로 불리는 영국을 취임 후 거의 1년 반이 지나서야 방문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게다가 이번 방문은 국빈방문이나 공식방문이 아닌 실무방문 형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영 일정 중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비롯한 왕족들은 만나지 않고 메이 총리와 필요한 안건을 논의하기 위한 회담만 할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영국 방문이 늦어진 것은 영국 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반감이 거셌기 때문이다. 영국 출신 청교도 이주민들이 건설한 나라인 미국은 그동안 영국과 ‘대서양 앵글로색슨 동맹’을 형성하며 찰떡 공조를 자랑해왔지만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분위기가 급반전됐다. 지난해 1월 트럼프 취임 후 양국 합의에 따라 성사된 국빈방문은 영국 내 항의 여론에 밀려 끝내 무산됐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영국 극우단체 ‘영국우선’이 올린 이슬람 비판 동영상을 리트윗하면서 여론은 한층 악화됐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런던 주재 미국대사관 개관식에 맞춰 영국 방문을 시도했지만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많은 돈을 들이고도 더 좋지 않은 위치로 대사관을 옮겼다는 이유로 돌연 방문을 취소했다.
한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27일(현지시간) 미국을 방문해 ‘앙숙’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연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두 번째 방미로 양국 정상은 첨예한 이슈인 이란 핵 합의와 철강·알루미늄 관세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계획이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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