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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정상회담] "남북관계, 이전과 크게 달라져..2·3차 회담 北서 열릴 수도"

■ 서경펠로·전문가들이 본 남북정상회담

김정은, 좋은 결과 만들기 위해 철저히 계산된 행동

북미정상회담 의식해 모두발언서 비핵화 얘기 빠져

'통큰 대화·선물' 언급은 만족할만한 합의 도출 의미





11년 만에 이뤄진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반도 비핵화’에 대해 상당한 진전을 볼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예상을 깬 파격 행보는 좋은 결과를 만들기 위해 철저히 계산된 행동이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이번 만남으로 남북관계는 급속도로 가까워질 것이라는 기대 섞인 관측도 제기됐다.

서경 펠로 및 북한 전문가들은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역사적인 첫 만남에 대해 “출발이 좋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문 대통령이 “통 크게 대화하자”, 김 위원장이 “허심탄회한 대화를 하자”고 언급한 점을 주목했다. 사전 실무회담에서 상당한 교감이 이뤄졌고 이를 바탕으로 정상 간 심도 있는 대화가 오갔을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비핵화’에 대해 두 정상이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서경 펠로인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문 대통령이 정상회담 직후 ‘남북과 세계에 선물이 될 것’이라고 언급한 데 대해 “서로 만족할 만큼의 합의서를 도출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번 회담에서 비핵화가 없는 선언이 의미가 없다고 볼 때 기대를 만족 시켰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통 큰 대화는 비핵화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겠느냐”며 “비핵화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해 북미 정상회담에서 좋은 결과를 만들겠다는 의지”라고 강조했다.



다만 양 정상이 모두발언에서 ‘비핵화’를 언급하지 않은 것은 북미 정상회담을 의식한 의도적인 행동이었다고 풀이했다.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인 협의는 북미가 풀어야 할 문제인 만큼 이를 고려했다는 것이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남북이 비핵화에 대해) 너무 진도를 뺄 수 없었을 것”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더욱 구체화해야 하는 만큼 (남북이 이야기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비핵화 문제는 남북 간의 문제가 아니라 북미 간의 문제”라며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비핵화는 선언적 의미”라고 예상했다. 북미 간 신뢰가 한미관계만큼 구축되면 오는 2020년까지 비핵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회담을 기점으로 두 정상 간 만남은 수시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두 정상 모두) 초청하면 언제든 만나겠다고 한 것은 과거와 달리 남북관계가 완전히 달라졌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문 대통령이) 도널드 대통령과 수시로 통화하듯 양측 정상도 수시로 통화하며 가까워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수시로 만나자고 이야기해 2·3차 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며 “문 대통령이 남은 임기 동안 많은 결과를 만들어낼 것 같다”고 기대했다. 양 교수는 “김 위원장이 비행기와 공항 영접을 언급했다”며 “차기 정상회담 장소는 평양 또는 백두산이 될 것 같다”고 추측했다.

한편 이날 김 위원장이 정상국가 지도자의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다는 해석도 나왔다. 남 교수는 “김 위원장이 숫자를 많이 이야기한 것은 능숙한 지도자의 면모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며 “어리더라도 논리적인 지도자를 강조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김 위원장이 ‘평화와 번영’을 언급한 것과 관련, “문 대통령의 외교 정책 목표와 거의 100% 일치한다”며 “문 대통령의 정책을 상당히 분석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류호·양지윤기자 rh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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