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꽃다발 받아두고 펜 건네주고...김여정, 김정은 '그림자 보좌'

회담선 모두발언 꼼꼼 메모

명실상부한 '비서실장' 역할

김여정(왼쪽)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27일 판문점에서 열린 정상회담에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서 화동이 전달한 환영 꽃다발을 건네받고 있다. /연합뉴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은 27일 남북 정상회담을 위해 남측에 첫 발걸음을 내디딘 오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시종일관 그림자 수행하며 눈길을 끌었다.

노동당 선전선전부 제1부부장의 직함을 가진 것으로 추정돼온 그가 사실상 김 위원장의 ‘비서실장’ 역할을 하고 있음이 이날 전 세계 언론의 생중계를 통해 고스란히 드러난 셈이다.

먼저 회색 치마 정장 차림의 김 부부장이 김 위원장에게서 우리 화동들이 전달한 꽃다발을 건네받는 장면이 포착됐다. 그동안 북한 조선중앙TV의 북한 행사 영상 등에서 자주 나타난 모습이었다.



김 부부장은 의장대 사열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북측의 다른 공식수행원들과 함께 있지 않고 북측 의전을 맡은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과 함께 김 위원장을 근거리에서 따라갔다.

김 부부장은 김 위원장이 회담장인 판문점 평화의집에 도착해 방명록을 쓸 때도 직접 준비한 펜을 건넸다. 김 위원장은 우리 측이 평화의집에 마련한 펜 대신 김 부부장이 건네준 펜으로 방명록을 작성했다. 김 부부장은 정상회담에도 배석해 김 위원장의 모두발언을 꼼꼼히 받아적는 모습을 연출했다.

지난 2월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 당시 김 위원장의 특사로 방남했던 김 부부장은 이날 다른 북측 수행원들보다 유난히 밝게 웃으며 문재인 대통령과 악수하기도 했다. 김 부부장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사실상 김 위원장의 일거수일투족을 보좌하는 역할을 맡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김 부부장이 문서처럼 보이는 물건을 팔에 끼고 있는 모습이 중계 화면에 포착되면서 문서의 정체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김현상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