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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고유종으로 알려진 ‘괭이눈’, 국내 서식 첫 확인





일본 고유 식물로 알려진 괭이눈(Chrysosplenium grayanum)이 국내에도 사는 것으로 확인됐다.

29일 환경부에 따르면 국립생물자원관은 전남 영광군청과 함께 이달 초 영광군 일대를 조사한 결과, 그간 문헌으로만 전해지던 괭이눈의 국내 자생지를 처음으로 확인했다.

장미목 범의귀과에 속하는 괭이눈은 크기가 10㎝ 내외로 식물 전체에 털이 없고, 수술이 4개라는 점이 특징적이다. 산지 내 물이 흐르는 습한 곳 주변에 주로 분포한다.

이번에 확인된 괭이눈 자생지 면적은 약 100㎡로, 500여 개체가 서식하면서 안정적인 개체군을 형성한 것으로 조사됐다.

괭이눈은 그간 일본 고유종으로 국제 학계에 알려졌다.

1913년 일본의 한 생물학자가 제주도 한라산에 분포한다고 보고한 이래 지난 100여 년 동안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일이 없었다.

국내에 괭이눈이라 판별된 표본이 일부 존재하긴 했지만, 생물자원관이 이 표본의 주요 형질을 지난해 4월부터 1년간 조사한 결과, 괭이눈 속의 다른 식물을 잘못 판별한 것으로 드러났다.



주요 포털사이트나 백과사전 등도 괭이눈 속의 선괭이눈을 괭이눈으로 잘못 기재했었다. 선괭이눈은 수술이 8개로, 괭이눈과는 다르다.

생물자원관은 이번에 발견한 괭이눈의 정확한 종 판별을 위해 현장에서 주요 형태적 특징을 확인한 뒤 현미경 미세 관찰과 디옥시리보핵산(DNA) 바코드 분석을 진행했다. DNA 바코드는 각각의 생물종이 지닌 특이적 유전자 정보를 이용해 종을 판별하는 일종의 유전자 신분증이다.

그 결과, 전남 영광에서 발견된 괭이눈은 일본의 괭이눈 DNA와 99.7% 일치했다.

국립생물자원관 연구진은 앞으로 괭이눈 개체와 집단 간 분류학적 차이, 유전자 다양성 등 후속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서민환 국립생물자원관 생물자원연구부장은 “과거 기록으로만 존재하던 생물의 발견은 우리나라 생물 다양성을 확대하는 의미 있는 일”이라며 “괭이눈 자생지와 개체군 보전을 위한 방안을 연구하고, 괭이눈으로 판정된 개체와 종자를 확보해 국가 생물자원으로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사진=환경부 제공/연합뉴스]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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