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한반도는 봄. 잊지 않고 찾아와 준 고마운 봄날, 벼락같이 그날이 왔다.
그날, 남과 북은 물론 전 세계의 눈이 단 한 곳으로 향했다. 정전 65년. 언제나 꽁꽁 얼어붙은 겨울이었던 판문점. 그날, 그곳에도 봄은 찾아올까.
평화, 새로운 시작 ‘2018 남북정상회담’을 각자의 눈으로 지켜보는 사람들. 그들이 맞이한 여섯 개의 서로 다른 봄을 ‘SBS스페셜’에서 만났다.
■ 첫 번째 봄 : 섬진강 초딩의 봄
김정은 국무 위원장을 가리켜 ‘늑대와 여우의 콜라보’라 칭하는 아이, 곽홍덕은 올해 10살, 초등학교 3학년이다. 최초의 남북정상회담을 일궈낸 김대중 대통령을 가장 존경한다는 자칭 정치 똑똑이, 홍덕이는 이번에 열린 ‘남북정상회담’을 누구보다 기다렸다. 경계심도 늦추지 않는다. 과연 홍덕이 눈에 남북정상회담은 어떻게 비춰졌을까?
“80%는 비핵화가 이뤄질 거예요. 하지만 20%는 의심스러워요. 어떤 꿍꿍이가 있는지...”(곽홍덕)
■ 두 번째 봄 : 세계의 시선, 외신기자
남북정상회담 메인프레스센터(MPC)는 3,000명에 육박하는 기자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불과 몇 달 전만해도 전쟁 공포로 동계올림픽 선수단 파견조차 걱정했는데, 지금은 세계 각국에서 온 수많은 기자들이 미국과 소련의 냉전체제를 종식시킨 ‘몰타회담’과 비견될 ‘세기의 만남’을 취재하고 있다.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한반도의 봄이 아직도 낯설다는 그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 세 번째 봄 : 행동분석 전문가의 눈에 비친 김정은
행동을 분석해 리더십을 연구하는 임문수 교수에게 이 봄은 로또만큼이나 큰 행운이자 기회이다. 베일에 싸인 채 ‘미치광이’와 ‘인민의 아버지’를 오가는 두 얼굴의 ‘김정은’은 참으로 풀기 어려운 숙제였다. 그런 그가 바로 오늘, 눈앞에 나타난다. 정상회담 당일, 김정은 위원장의 말, 몸짓, 태도에는 어떤 숨겨진 의도가 있는 것일까. 임 교수의 눈이 바빠진다.
■ 네 번째 봄 : 1차 남북정상회담의 산파, 박지원 의원
4월 27일, 오늘을 누구보다 분주히 보내는 이가 있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의 밀사이자 산파였던 박지원 의원. 그에게 오늘은 완전히 파괴됐던 남북관계 10년을 복원하는 역사적인 봄날이다. 숨 가쁘게 돌아가는 ‘남북정상회담’ 당일, 그의 시선을 쫓았다.
■ 다섯 번째 봄 : 비무장지대에도 봄은 오는가
민간인 최초로 휴전선 서쪽 끝부터 동쪽 끝까지 248km를 3차례 횡단하며 DMZ 현장을 카메라에 담은 DMZ 사진작가 최병관. 한국전쟁이 끝난 지 반세기가 넘도록 서로 총구를 겨누고 있는 것은 물론 발길 닿는 곳마다 전쟁의 상처가 남아있는 이곳, 혹독한 겨울이라 여겼던 이곳, 비무장지대에서 그는 봄을 맞이할 수 있을까. ‘비공식적으로 무장한 지대’, ‘실질적 중무장’ 지대인 세계 유일의 비무장지대 그리고 그 한가운데 판문점의 봄을 만난다.
■ 여섯 번째 봄 : 우리의 봄, 하나의 봄
4월 27일. 역사의 땅, 판문점에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이 발표됐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체제 구축을 위해,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하고, 올해 안에 종전을 선언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시켜 나가기로 합의했다. 비무장지대 역시 실질적인 평화지대로 만들기로 했다.
바야흐로 한반도의 봄이 깊어가는 것일까. 이제 세계의 눈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북미정상회담’으로 향하고 있다.
29일 방송되는 ‘남북정상회담 특집 SBS스페셜 - 여섯 개의 봄’은 서로 다른 눈으로 숨죽이며 남북정상회담을 지켜본 사람들, 그들이 꿈꾸는 봄 이야기를 들어 본다.
/서경스타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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