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가격이 100억원이 넘는 서울 내 단독주택이 총 21채로, 1년새 3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세금을 매기는 기준이 되는 공시가격과 실거래가 차이가 지나치게 크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공시가격을 차츰 현실화하고 있는 가운데 부동산 경기가 활기를 띠며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시는 25개구(區)가 결정·공시한 단독·다가구 등 2018년 개별주택 공시가격이 지난해보다 7.32% 상승했다고 30일 밝혔다. 올해 상승률은 2007년(8.85%) 이후 1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올해 서울의 개별주택 공시가격 상승률은 전국 평균 상승률(5.12%)보다 높다. 개별주택 공시가격은 재산세 등 지방세와 종합부동산세, 국세 부과 때 과세 표준이 되며 기초연금 등 기초생활보장 수급권자를 정할 때도 기초자료로 사용된다.
공시가격이 100억원을 넘는 단독주택은 지난해 8개에서 올해 21개로 2.6배 늘어났다. 최고가 단독주택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일가의 용산구 한남동 자택으로, 작년보다 40억원(15.3%) 상승한 261억원이다. 2위 역시 이건희 회장 일가가 소유한 용산구 이태원동 주택으로 작년보다 34억원(14.5%) 상승해 올해 공시가격은 235억원이다. 3∼4위는 용산구 한남동에 신축한 단독주택으로 공시가격이 각각 197억원, 190억원이다. 5위 역시 이 회장 일가 소유 주택으로, 공시가격 182억원이다.
상위 10위 초고가 주택의 공시가격 상승률은 평균 13.1%로 서울 내 전체 개별주택 평균 상승률의 2배에 이르렀다. 올해 초고가주택이 크게 늘어난 이유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고가주택 공시가격과 실거래가의 차이가 크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정부가 고가주택의 공시가격 상승률을 지속적으로 높게 가져가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치구별로는 마포구가 홍대 주변 상권 확대와 경의선 숲길 조성에 따른 주변 지역 활성화에 힘입어 공시가격 상승률(10.96%)이 가장 컸다. 강남구(9.73%), 성동구(9.55%)도 상승률이 높았다. 공시지가가 6억원을 넘는 주택의 3분의 1은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에 있었다.
올해 서울의 개별주택 수는 31만5,000호로, 지난해보다 8,946호 감소한 것으로 밝혀졌다. 기존 단독주택을 허문 뒤 임대를 목적으로 하는 도시형생활주택(다세대주택) 등 공동주택을 짓는 경우가 늘었기 때문이다. 개별주택이 가장 많이 감소한 곳은 영등포구(1,206호)이며 은평구(939호), 양천구(801호) 순이었다.
서울시는 30일 2018년 개별주택 공시가격을 한국토지정보시스템(klis.seoul.go.kr)에 공개한다. 다음 달 29일까지 서울시나 자치구 홈페이지, 주택 소재지 구청에서 열람할 수 있다. 이의가 있으면 열람 기간에 신청하면 된다.
/한상헌인턴기자 arie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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